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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충전에 카드만 7장" 회원카드 난립…비회원엔 '폭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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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기 사업자 난립에 회원카드 '우후죽순'
환경부 "'앱카드 지갑' 개발 중 올해 중 제공"
산업부 "표준약관 제정 준비 중…구체적 내용은 아직"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최근 전기차 테슬라 모델3를 타고 서울 인근 나들이를 떠났던 A씨는 충전을 위해 민간업체의 충전기를 찾았다가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예기치 못한 충전소 방문이어서 요금 결제에 필요한 회원카드를 집에 두고 온 것. 다행히 비회원도 신용카드로 결제가 된다는 안내에 충전을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비회원에 책정된 요금이 회원카드 소지자보다 2배 가까이 비쌌다. 울며 겨자 먹기로 요금을 결제했지만, '바가지를 쓴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다양한 전기차 충전 회원카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다양한 전기차 충전 회원카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 사례처럼 전기차 이용자들은 배터리 충전 문제를 불만 1순위로 꼽는다. 가뜩이나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 그 와중에 충전기 사업자가 난립하면서 발급해야 하는 회원카드 숫자까지 늘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부(환경공단)와 에너지공단·한국전력 등에 등록된 국내 전기차 충전사업자는 33곳(2020년 기준)으로 2019년 16개 사업자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회원 가입을 통한 카드 발급이 필수다. 회원이 아니라면 요금을 더 내야 하거나 아예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금을 공개하고 있는 업체들을 살펴보면, 완속 충전기 기준 1킬로와트시(khw)당 '해피차저'는 회원 286.7원, 비회원 430원, '차지비'는 회원 259원, 비회원 430원, '채비'는 회원 250원, 비회원 460원 등으로 큰 차이가 있었다.

충전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내연기관 자동차 이용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큰 허들로 작용한다. 일각에서는 환경을 위해 보조금까지 지원하며 전기차 보급을 장려하고 있는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모습 [사진=김종성 기자]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모습 [사진=김종성 기자]

한 전기차 이용자는 "내가 발급한 회원카드만 해도 7장이 넘는데,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면 여러 장의 카드를 모두 들고 다녀야 한다"며 "이쯤 되면 환경 오염을 줄이는 전기차가 플라스틱 카드를 양산해서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환경부까지 충전 카드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며 "사용자 편의를 위한 통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환경부가 발급하고 있는 '공공충전인프라 멤버십카드'는 공공 급속충전기와 함께 협약된 민간업체의 충전기에서도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모든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할 수는 없는 실정이고, 요금도 회원가보다 비싸다.

전기차 급속충전기 [사진=서울시]
전기차 급속충전기 [사진=서울시]

지난 2021년 7월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박덕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기존 환경부에서 발급한 공공충전인프라 멤버십카드만으로는 모든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할 수 없고, 같은 충전소를 이용하더라도 회원카드에 따라 최대 10배 이상의 충전요금 차이가 발생하는 등 충전시설 이용방식 및 충전비용에 대한 운행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전기차 충전카드 통합시스템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전기차 이용의 불편은 친환경 차량에 대한 선호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국가의 친환경 에너지 구축 전략과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비판에 대해 환경부 대기미래전력과 관계자는 "문제는 파악하고 있고, 이용자 편의 제고를 위해 올해 하반기 중으로 여러 개의 모바일 카드를 수납하는 '앱카드 지갑'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라며 "충전 카드 1장으로 모든 충전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환경부 통합플랫폼'을 기반으로 충전사업자 간 로밍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회원도 요금 차별이 크지 않은 주유소처럼 전기차 충전기도 민간업체를 규제해야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관해 관계자는 "환경부는 전기차를 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서 가격 규제는 우리 소관이 아니고, 산업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충전소 [사진=뉴시스]
전기차 충전소 [사진=뉴시스]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불편을 인식하고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표준약관 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안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표준약관에 충전 요금 관련 규제가 포함되는지, 다수를 차지하는 완속 충전기도 규제 대상인지 등에 대해서는 "표준약관은 준비 중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만 내놨다.

정부의 입장에 대해 또 다른 전기차 이용자는 "교통카드도 한 장이면 전국을 다닐 수 있는 세상인데, 지금 전기차 충전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용자 편의는 무시한 채 정부가 보급 정책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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