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정부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해외 로밍 요금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자들이 늘면서 로밍 요금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통신비 부담 완화 차원에서 정부가 이통 3사와 로밍 요금제 조율에 나설지 주목된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24시간(기간형) 데이터 무제한 평균 로밍 요금은 1만5천733원이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1만9천원(원패스 VIP·일 5GB)으로 3사 중 가장 높다. KT가 1만5천원(하루종일ON 프리미엄·일 5GB), LG유플러스가 1만3천200원(제로프리미엄·일 4GB)으로 뒤를 잇는다.
이들 요금제는 데이터를 소진하더라도 속도제어 형태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해 무제한 로밍 요금으로 분류된다. 속도제어는 최대 400kbps로 3사 모두 동일하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 하루 데이터 무제한을 이용하는 금액이 알뜰폰사업자(MVNO)들이 제공하는 한달 LTE(10GB) 이용료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프리티는 든든한500분10G(LTE 10GB·음성 500분) 요금제를 1만1천원~1만1천550원에, 스마텔은 USIM 스마일과 스위트(LTE 10GB·음성 500분) 요금제를 1만2천320원~1만3천2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 상승은 이통사업자들의 실적 측면에선 긍정적인 신호다. 로밍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엔데믹에 따른 턴어라운드에 접어들게 되면서 실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로밍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며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매출"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데이터 제공량 대비 이용 단가가 높다는 불만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일상이 정상화되고 해외에 많이 나가는 트렌드를 봤을 때 로밍 요금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본다. 불과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가는데 로밍 요금이 십몇만원씩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통 3사와 로밍 요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며 정책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LTE와 5G의 도매대가 산정방식을 다양화하고 산정시점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이동통신 분야 외에도 로밍 요금제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정부와 사업자간 조율이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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