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尹 '日 100년전 일' 발언 규탄…"무책임하고 몰역사적"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100년 전 일로 일본을 무릎꿇릴 수 없다'는 발언을 두고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강제동원 해법 비판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릎을 꿇어야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인터뷰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할 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2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대일외교와 관련해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했다.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을 두둔하는 답변을 해 논란이 됐다.

박 원내대표는 "후보 시절 이용수 할머니와 손가락을 걸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를 이끌어내겠다'고 할 땐 언제고, 100년 전 과오에 진정한 반성도 뉘우침도 없는 일본을 향해 애걸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며 "윤 대통령은 더는 우리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빗댄 유럽의 역사 역시, 생략과 왜곡 그 자체"라며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사죄한 것은 그 자체가 역사가 되었다. 그 바탕 위에 오늘날 유럽공동체가 존재함을 우리 대통령은 진정 모르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시사 발언을 두고는 "(러시아에서)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묵묵히 버텨온 현지 기업과 교민들이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시사 발언 이후, 그야말로 '집단 멘붕' 상태에 빠졌다"며 "우리나라 교역 10위 국가인 러시아에서 승승장구하던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공장문을 닫고 가까스로 혹한을 견디는 중인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던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의 반발을 불러오며, 현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출 중심의 통상국이자 군사적 갈등의 분단국가이기에, 대중국 경제협력도 핵심으로 삼으면서도 혈맹 미국과의 안보 다지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오는 2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지원법, 인플레감축법(IRA)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리스크도 반드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WP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무엇을 지원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선 우리는 우리나라와 전쟁당사국 간 다양한 직간접적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며 군사지원과 거리를 두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