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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빈방미] 기대했던 美IRA 해법 '빈손'…"협의 지속" 원칙만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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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약속"
대통령실 "우리 기업, 미국서 전기차 생산량 아주 미미"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해 협의와 조율에 나서기로 했지만 원론적인 내용에 그쳤다.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배려해 온 만큼 양국 경제 현안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이번에 도출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국 정상은 회담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IRA와 반도체법이 기업 활동에 있어 예측 가능성 있는 여건을 조성, 상호 호혜적인 미국 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협의를 지속한다는 원칙만 재확인한 것이다.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상호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환영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IRA로 걱정이 많다"는 질문에 "한국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대부분의 한국 기업은 미국이 어떻게든 안 좋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점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 해소됐다" 예견됐던 'IRA 빈손'

사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IRA 해법 등이 핵심적인 의제에서 빠진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바 있다. 지난 18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IRA로 우리 전기차에 대한 타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취지의 브리핑을 했기 때문이다. 19일에도 최 수석은 IRA가 의제가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분야에 대해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라고 말 끝을 흐렸다.

최상목 경제수석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상목 경제수석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후 워싱턴DC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IRA의 경우 우리 기업이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양이 아주 미미하고,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에 미국 내 공장이 완공되기 때문에 훨씬 더 세액공제 대상이 늘어났다"며 "배터리의 부품·광물 요건이 적용되면서 우리 배터리 업계는 굉장히 수혜를 받는 업종이 됐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설명과는 달리 지난해 8월 IRA 시행 이후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미국 판매량은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올해 3월 아이오닉5의 미국 내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 EV6는 작년 3월보다 무려 68% 감소해 988대 판매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최종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모두 제외된 상태다.

◆야권 "우리 정부는 무엇을 얻어냈나" 비판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IRA의 세부 지침에 대한 준비를 마칠 때까지 시간적 유예 확보, 세부 규정 적용 유연화 등을 통해 당장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해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정치권의 반응도 빠르게 나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을 뿐"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얻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바이든 대통령이 자랑하듯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1천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좋은 일자리를 대거 창출했다"며 "IRA 등 '미국 우선주의'가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대체 어떤 실효적 대책이나 반대급부를 얻어냈나"라고 비판했다.

중견기업계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논평에서 "IRA와 반도체법 관련 명문화된 추가 조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 "정상 간 상호 우호적 이해를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의 투자·사업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큰 변화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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