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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끝이 안보인다"…반도체 쇼크에 삼성·SK·인텔 '적자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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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에 '조' 단위 적자···메모리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수요 침체
재고 조정 중이지만 2분기도 개선 어려워···하반기부터 회복 전망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업체들이 휴대폰, PC 등 전방 산업 수요 침체로 1분기에 '조' 단위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인텔마저 불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들 업체는 '저점을 지나는 시기'라며 재고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하반기는 돼야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은 1분기에 각각 3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 부진에 14년 만에 적자를 봤다. 고객사의 재고량이 높고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메모리 세계 1위' 삼성전자마저 남는 장사를 할 수 없었던 셈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1분기에 매출 13조7천300억원, 영업손실 4조5천8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메모리반도체는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가 높아 수요가 부진했다. 낸드의 경우 서버 및 스토리지의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매출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천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SK하이닉스로선 지난해 4분기(영업손실 1조7천12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수급 불일치와 재고 수준은 역대급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낸드는 물론 D램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상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메모리 업계가 과잉 생산과 재고 문제로 인해 평균판매 가격(ASP)에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시장 규모는 올해 923억 달러로 35.3% 감소했다가 내년에 70% 증가하며 반등한다고 예상했다.

D램 시장도 평년과 유사한 공급업체의 비트(bit)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최종 장비 수요 약세와 높은 재고 수준으로 인해 상당한 공급 과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D램 매출이 39.4% 감소해 47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낸드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2.9% 감소한 389억 달러에 그친다고 전망했다.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PC 시장 침체로 1분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당기순손실 규모만 약 4조원으로 6년 만에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인텔은 1분기에 매출 117억 달러(약 15조원), 당기순손실 27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지난해 1분기에 이어 5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지난해 대비 적자전환했다. 적자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적자 규모도 2017년 4분기(순손실 6억8천700만 달러) 이후 최대 수준이다.

가트너는 "반도체 산업은 향후 10년간 여러 장기적인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기술 혁신이 부족한 PC, 태블릿 및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수십년간 이어져 온 대용량, 고액 콘텐츠 시장의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2분기도 어렵다"

이들 업체들은 감산 등으로 재고가 축소되고 있지만 2분기에 극적인 반등은 어렵다고 밝혔다. 재고량이 조정되고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재고 조정이 예상대로 크게 진행되고 있다"며 "PC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본사 [사진=인텔]
인텔 본사 [사진=인텔]

삼성전자 관계자는 "충분한 물량을 보유한 레거시(구형) 반도체 제품 중심으로 감산이 진행되고 있다"며 "2분기에 재고 수준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반도체 생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감산, 수급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3분기부터 시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며 "생산은 보수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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