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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산에서 미래 찾는 현대차…'포니'부터 'N 비전 74'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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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포니 쿠페 콘셉트' 원형 복원 성공…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Vision 74' 개발
정의선 회장 "현대차 역사 50년…과거를 통해 미래 방향성 정립"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차의 역사가 이제 50년 거의 됐다. 우리가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지만, 과거를 정리하고 알면서 다시 미래를 생각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내부적으로 많이 했고, 그렇게 해야 방향성도 잡을 수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포니 쿠페 복원 차량 앞에서 촬영하는 정의선 회장(왼쪽)과 조르제토 주지아로(오른쪽). [사진=현대자동차]
포니 쿠페 복원 차량 앞에서 촬영하는 정의선 회장(왼쪽)과 조르제토 주지아로(오른쪽). [사진=현대자동차]

22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Lake Como)에서 열린 '현대 리유니온(Hyundai Reunion)' 행사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차량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인 차량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와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당시 공개 이후 선진 시장을 타겟으로 한 수출 전략 차종으로 실제로 양산 직전까지 개발이 진행됐다. 그러나 1979년 석유파동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및 경영 환경 악화로 인해 양산에 이르지 못했고, 이후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도면과 차량이 유실되며 한동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복원 프로젝트 시작 약 6개월 만에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대차의 포니 쿠페 콘셉트카 복원은 단순히 잊혀졌던 과거 차량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동화 시대에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미래 방향성 재정립 차원에서 이뤄졌다. 포니 개발을 통해 자동차를 국가의 중추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염원했던 정주영 선대회장의 '수출보국' 정신과 포니 쿠페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짚겠다는 의미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전동화 전환 시대에 과거로부터 변하지 않는 브랜드 가치를 살피는 것은 현대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리더가 되기 위해 중요한 과제"라며 "앞으로도 '현대 리유니온'을 비롯한 다양한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현대차의 다양한 과거 유산이 미래의 혁신과 융합될 때 유서 깊은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Lake Como)에서 열린'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데스테 2023'에 전시된 'N Vision 74'. [사진=현대자동차]
지난 19~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Lake Como)에서 열린'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데스테 2023'에 전시된 'N Vision 74'. [사진=현대자동차]

실제로 현대차는 국내 최초의 '포니 쿠페'의 유산을 받은 기술과 디자인, 고성능의 감성을 담아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Vision) 74'를 개발했다.

'N Vision 74'는 고성능 N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담은 차량으로, 친환경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N Vision 74'는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가장 특징적이다. 가혹한 모터스포츠 환경에서도 출력 저하가 없으며 5분 수준의 짧은 충전 시간을 자랑한다.

차량 전면에는 85킬로와트(kW)급 수소연료전지 스택(더 많은 전기를 얻기 위해 개별 연료 전지를 직병렬로 연결한 장치)이 자리하며, 운전자와 조수석 사이에는 62킬로와트시(kWh) 리튬이온 배터리, 후면에는 용량 2.1킬로그램(kg)의 수소탱크 2개가 장착돼 있다.

후륜에 장착된 좌우 독립형 듀얼 모터는 680마력의 출력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초 이하 수준이다. 주행 거리는 600km에 육박한다.

'N Vision 74'의 디자인은 '포니 쿠페 콘셉트' 공개 당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쐐기 모양의 노즈(nose)와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선을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 '포니 쿠페 콘셉트' 특유의 순수한 면(面), 역동적인 비례감, B필러 디자인도 계승했다.

고성능 차량답게 바디는 공기역학적으로 재해석됐으며 전용 고성능 휠이 적용돼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이외에도 전조등과 후미등에 적용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한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 디자인은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현대차의 디자인 여정을 상징한다.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은 "N Vision 74는 과거의 노력에 대한 헌사이자 미래를 향한 우리의 선언"이라며 "포니 쿠페 컨셉트의 대담한 정신을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계승하여 한국 최초의 스포츠카를 만들고자 했던 엔지니어들의 꿈을 실현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19~21일 사흘간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Lake Como)에서 열린 세계적인 클래식카·콘셉트카 전시회인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Concorso d'Eleganza Villa d'Este) 2023'에서 'N Vision 74'를 전시하기도 했다. 1929년 처음 시작돼 매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유서 깊은 클래식카·콘셉트카 전시회로, 지난 2018년 제네시스 브랜드가 참가해 '에센시아 콘셉트'를 전시했고, 현대차는 이번이 첫 참가다.

현대차는 'N Vision 74'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헤리티지(유산)를 공유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처음 열린 현대 리유니온을 글로벌 헤리티지 프로젝트와 주요 행사에 맞춰 현대차의 헤리티지를 소개할 수 있는 브랜드 플랫폼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동화,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산업의 대변화 속에서 견고한 브랜드 고유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현대차만의 비전과 방향성을 알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자동차는 단순 이동 수단에서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확장시켜주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고, 과거에는 상상에 그쳤던 것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현대차는 고유의 유산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새로운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길을 열어 디자인 혁신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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