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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입법' 밀어붙인 野…풀리지 않는 '국회 경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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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의, '노란봉투법'·'이태원참사법' 등 강행
'日 오염수 결의안', 김진표 설득에도 단독 표결
與 "입법독주 고질병…'후쿠시마 특위' 파기된 것"
여야 '날 선 공방'…7월 국회도 갈등 예고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부의 건이 표결되기 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부의 건이 표결되기 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등 야권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결의안' 등 정부·여당과의 쟁점 입법 사항을 단독으로 밀어붙였다. 야권의 '입법 독주'로 여당과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7월 국회에서도 여야의 강경 대치는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본회의 부의 ▲'이태원참사 특별법'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국회 결의안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안건 표결에 모두 불참했으며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당 의원만의 참여로 처리됐다.

민주당은 전날(29일)부터 해당 쟁점 입법을 밀어붙일 것을 예고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당 회의에서 "내일 본회의에서 국민들이 절실히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국민의힘에 승복을 촉구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 전 국회의장과의 조율 회동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윤재옥 여당 원내대표는 쟁점 입법에 대한 본회의 상정을 반대했으나 박 원내대표는 "오늘 어쨌든 저희들이 준비한 여러가지 안건들은 계획대로 처리하려고 한다"(30일 당 의원총회)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결의안'의 경우 김진표 국회의장의 본회의 중 설득에도 민주당은 강행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가진 '입법폭주 의회독재 민주당 규탄대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가진 '입법폭주 의회독재 민주당 규탄대회'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속수무책인 여당은 이날 본회의 퇴장 후 국회에서 '입법폭주·의회독재 규탄대회'를 열고 거세게 항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막가파 민주당이 계속해서 막가는 길로 치닫는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기 당 대표(이재명)의 '사법리스크'와 민주당의 수많은 의원들이 연루된 '돈봉투 전당대회' 사건을 은폐하는 데만 급급해 있다"며 "국민이 이런 '내로남불' 정당, '사돈남말(사법리스크·돈봉투·남탓·말로만)' 정당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의 입법독재는 이제 고질병이 된 것 같다"며 "오늘을 포함해 지난 3년간 민주당이 해 온 의회독재는 고스란히 역사에 남아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도 이날 본회의에서 쟁점 입법을 둘러싼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합법 파업을 확대하고 사측의 손배소 남용을 금지하는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피해자(사측)가 아니라 가해자(노조)를 보호하는 악법"이라며 "법률의 명확성·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하고 평등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민주노총을 위한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수진(비례) 민주당 의원은 이에 맞서 "(노란봉투법은) 다양한 노사 간의 분쟁을 좀 더 폭넓게 조정과 중재의 대상으로 확대해 산업 평화를 견인하자는 것"이라며 "산업현장평화보장법, 합법파업보장법, 손배폭탄방지법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30일 국회 본회의장에 자리해 '이태원참사 특별법'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안 관련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30일 국회 본회의장에 자리해 '이태원참사 특별법'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동의안 관련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만희 의원은 이태원참사 특별진상조사기구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겨냥해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 참사와 달리 더 이상의 의혹과 음모론이 설 자리가 없다. 그럼에도 야당이 이 법을 무리하게 밀어부치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정부·여당에 나쁜 이미지를 덧씌우면서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참사를 정쟁화하고, 총선용으로 키우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반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에 책임져야 할 공직자들은 그저 시간만 흘려보내며 이 일이 잊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과 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요구하도록 만든 주된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결의안' 처리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결의안은 통상적으로 여야 합의 없이 처리하는 경우는 극히 없다. 어느 정도 양해가 된 상황에서 단독 처리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최근 민주당과 합의했던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 국회특위(청문회)' 약속은 파기된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만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과 대화는 회피하지 않겠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팅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피켓팅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여야의 갈등은 7월 임시국회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통상 7월에는 국회를 운영하지 않는 '비회기 기간'으로 분류되나 여야는 현재 7월 국회 의사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김영호(통일부장관)·김홍일(국민권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경환·권영준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시급한 현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은 김영호·김홍일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보고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7월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IAEA의 검증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으로 여야의 대치는 격화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내일(1일) 숭례문 인근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며 대정부 공세를 이어간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7월이 사실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만큼 당 전체가 총력투쟁이라는 각오로 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미등록 영유아를 막는 '출생통보제' 관련 법안(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과 시세조종행위 등 주가조작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36개의 법안을 처리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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