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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앞두고 건설업계 '비상등' [2023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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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호반건설 대표이사, 벌떼입찰 의혹에 산자위 증인 채택
중대재해·부실시공 오명 GS건설·DL이앤씨 수장도 증인대 올라
여야 모두 '민생국감' 강조하지만… 결국은 앞다퉈 '업계 때리기'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가 '민생국감' 대신 '정쟁국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국토교통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에서 건설사 대표이사와 관계자들이 잇달아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여야가 합동으로 업계 때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비상등이 켜졌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벌떼입찰', '중대재해', '부실시공' 등 단골 이슈와 관련해 증인대에 서게 될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벌떼입찰, 중대재해 등 단골 건설사 CEO 줄소환

5일 국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증인대에는 '벌떼입찰' 의혹과 관련해 박철희 호반건설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호반건설은 그간 여러 차례 벌떼입찰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로부터 강한 수위의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지난 4월 국토부는 공공택지 낙찰에 '벌떼입찰' 의심을 받는 13개 업체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벌떼입찰) 위반 의심 업체들에 대해서는 땅끝까지 쫓아가 공공택지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세우겠다"며 "페이퍼컴퍼니를 퇴출하고 일부 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동원하는 불공정 입찰 관행을 바로잡아 자격 있고 건실한 건설업체들에 공공택지를 공급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지난 6월에도 원 장관은 '벌떼입찰'로 배를 불렸다며 호반건설을 단도직입적으로 거명하는 등 작심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원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말 화가 난다. 호반건설이 벌떼입찰로 알짜 공공택지를 대거 낙찰받은 뒤 그걸 두 아들 회사에 양도해 아들들을 번듯한 회사 사장으로 만들었다"며 "호반건설의 2019~2021년도 벌떼입찰 건도 국토부가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3~2015년 벌떼입찰을 통해 호반건설 두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1조3000억원 이상의 분양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와 관련해서도 이번 국감장에 주요 건설업계 인사들이 줄줄이 소환될 전망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지속해 발생하면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DL이앤씨는 중대대해처벌법 시행 이후 7번의 사고로 8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는 중대재해 최다 발생이다.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이해욱 DL그룹 회장에 대해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여야 간사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해 불발됐다. 김진 롯데건설 안전보건경영실장도 증인대에 서게 된다. 롯데건설은 3년 연속 중대재해 발생업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건설업계의 주무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선 11명의 증인이 채택됐다. 건설사 CEO 중에선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유일하게 국토위 국감 증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이 '철근 누락'으로 지목된 만큼 관련 질의와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진다.

◇"민생 관련 이슈 쌓였지만…" 정쟁 국감 우려도

주무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증인 10명 모두 양평고속도로와 관련한 인물로 채워졌다.

정쟁 국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전세 사기, 공급 물량 부족, 집값 상승 우려 등 부동산 시장 불안이 남아 있어 민생과 관련된 논의가 더 시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토위에서는 부동산가격 공시제도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 개발이익환수제도 개선 및 검토 사항, 전세사기 발생원인과 대책, 임대인의 주택임차보증금 보호의무, 주택정책 모니터링을 위한 기반구축, 지역주택조합제도 개선 방안, 주거급여 제도 개선, 고령친화 주거정책, 주택청약제도 개선, 1인가구에 대한 주거정책 등 민생과 밀접한 이슈가 산적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자료에 따르면 주요 이슈로 45개의 주제가 선정됐다.

주요 쟁점 중 하나는 부동산가격 공시제도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다. 우리나라는 현재 부동산 소유 및 거래에 따른 객관적 과세 기준 확보 등을 위해 부동산가격공시 제도를 시행 중인데 그간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영 과정과 관련해 시세반영률의 차이 발생, 조세 행정 불신 초래 등의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부동산 공시가격 객관성 확보를 위한 지자체 검증 절차의 법제화, 시세반영률 적용에 대한 검토, 부동산 공시가격 이의제기 처리 공정화와 이를 활용하는 데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전세 사기도 살펴야 할 쟁점 중 하나다. 악의적으로 임대인이 저자본 갭투자를 통해 주택을 구매, 전세 임대한 이후 임차인들의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잠적하는 등 다수의 전세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입법조사처는 국정감사 이슈로 전세 사기 문제를 거론하면서 현재 정부가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나 갭투자를 통해 다수의 임대주택을 보유한 '미등록 임대인'과 관련한 방지책(▲임대사업등록 의무화 ▲다주택 임대인의 주택 수 기준 ▲다주택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 적정수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임대인의 주택임차보증금 보호의무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세 계약의 전세권자는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 그 부동산의 용도에 맞게 사용, 수익할 권리가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의 임대차 보증금 반환에 관한 사항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이에 관한 제도적 틀을 위해 임차보증금을 보호하거나 잘 보호되고 있는지 알릴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입법조사처는 대규모 재정과 기금예산이 투입되는 주거정책 모니터링을 위한 기반 구축과 소규모 공통 주택 관리비 투명성 확보 방안, 층간소음 분쟁 급증으로 인한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성능 검사제도 점검, 지역주택조합제도 개선 방안, 빈집 밀집 구역 정비안, 개발제한구역 해제, 주거급여 지원 대상과 지원 규모를 확대한 주거 급여제도 개선 등도 논의가 필요한 주요 이슈로 선정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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