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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별사] 현대적 게임으로 재해석한 고전 소설 '오 마이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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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게임으로…하우징 부각해 느린 스토리 전개는 아쉬워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겜별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쏟아져 무엇을 플레이해야 할지 모를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리뷰 코너입니다. 새로 출시됐거나 추천할 가치가 있는 게임들을 가감 없이 감별해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오 마이 앤'의 플레이 화면. [사진=네오위즈]
'오 마이 앤'의 플레이 화면. [사진=네오위즈]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P의 거짓'으로 유명한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스튜디오의 신작 '오 마이 앤'이 국내 출시됐다. 눈치 빠른 엄지족이라면 알겠지만 오 마이 앤은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라는 노래 가사로도 유명한 '빨강 머리 앤'을 소재로 한 게임이다. '피노키오'를 내세워 재미를 본 P의 거짓에 이어 이번에는 빨강 머리 앤을 활용한 셈이다.

오 마이 앤은 전형적인 스토리 기반 매치3 퍼즐 게임이다. 주인공 소녀 앤이 마릴라 아주머니의 집에서 지내며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를 접할 수 있다. 퍼즐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얻는 재화인 '민들레 홀씨'로 스토리를 해금하며 앤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다. 게임 외관 자체는 최신이지만 1900년대 집필된 고전을 소재로 한 탓인지 자극적이진 않고 잔잔했다.

게임의 핵심축인 퍼즐 요소는 여타 매치3 퍼즐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4개 이상 제거해 얻는 특수 블록들이나 스테이지 클리어를 방해하는 각종 기믹도 유사한 편이라 퍼즐 게임팬이라면 딱히 튜토리얼 없이도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횟수 소모 없이 퍼즐을 움직이게 해주는 '장갑' 등 아이템에서는 색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타임 어택을 가미한 퍼즐 모드로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앤의 분위기를 잘 살린 퍼즐 디자인과 색감은 산뜻하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아쉬운 대목도 없지 않았다. 초반 에피소드는 집안 곳곳의 인테리어 교체에 치중하는 남큼 느긋한 분위기 속에 전개되는 편인데, 게임적 허용이긴 하겠지만 앤이 마릴라 아주머니의 집의 집기류를 나 홀로 교체하는 대목은 몰입감을 저해하는 요소로 여겨졌다. 주인공을 돕는 돈 많은 조력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빈털터리 소녀인 앤이 어떻게 헌 가구들을 척척 바꿔주는지 설득력이 다소 떨어졌다.

이러한 초반 전개는 앤 마이 앤의 주요 게임성인 하우징 요소를 어필하기 위해 내놓은 대목으로 보였다. 문제는 하우징만 계속하다 보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스토리가 느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우징은 틈틈이 배치하고 앤의 이야기를 좀 더 부각하는 방향은 어땠을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스토리보다 시각적으로 변화하는 재미를 우선시하는 게이머라면 이러한 요소는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소파 등을 제외한 가구들과 대체로 상호작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몰입감을 낮춘 요소였다.

여러 아쉬운 점이 눈에 밟히지만 오 마이 앤의 최대 가치는 추억의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재미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봤다. 불우했던 과거를 딛고 밝고 명랑하며 때로는 엉뚱한 면모를 보이는 소녀 앤과 '츤데레' 마릴라 아주머니는 이미 결말을 다 아는 이야기임에도 다시금 빠져들게 한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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