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고려아연이 2조 5000억원 규모로 추진하려 했던 유상증자 계획을 결국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연 이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에 대해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당 안건을 재검토한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일반공모 유상증자 공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 고려아연의 주주들과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면서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 제반 환경 변화와 여러 사정 변경 등이 발생했고 추진할 당시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주주들의 우려와 시장 혼란에 대해 충분히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주주 보호와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고려아연은 "약탈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적자 제련 기업 영풍이 강행하고 있는 적대적 M&A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면서 "지난 9월 13일 이후 상대의 기습 공개매수 기간과는 다르게, 주주 구성이 확정된 뒤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단기적 투자 수익 회수보다는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비전, 향후 사업 협력의 필요성 등을 고려한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약 2조5000억원 규모 보통주 373만2650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모집 주식 중 80%는 일반공모를 실시하고, 나머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 청약물량 제한, 자사주 매입 기간 중 유상증자 실사로 인한 증권신고서 불성실 기재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백기사로 거론되던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타이어가 지분을 매각했고 여론은 부정 기류로 바뀌었다.
고려아연은 지난 8일 정기 이사회와 이후 별도의 사외이사 회동 등을 통해 유상증자 철회 문제를 놓고 숙의에 들어간 바 있다. 또 이날 임시 이사회를 거쳐 결국 유상증자 철회를 선택했다.
MBK연합은 전날 고려아연 지분 1.36%, 28만2366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현재 MBK와 고려아연의 지분 비율은 39.83%대 34.65%로 약 5%p 격차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범 사장이 참석하는 기자간담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유상증자 철회 배경, 이후 전략과 대응 방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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