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잇따라 열린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책을 발표하자, 저가 중국산의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제14기 3차 회의)가 5일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또 4일에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시작됐다. 양회는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로, 전인대는 한국의 국회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정협은 최대 정책 자문기구다.
특히 전인대 개막 첫 날 중국 정부는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정했다. 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적극적인 내수 부양책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중국의 내수 부양책은 국내 석화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석화 업계 실적은 중국의 시장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 석화 제품의 수요가 줄고 공급은 과잉 상태에 빠진다.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로 하면서 공급 과잉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기대감으로 국내 석화 기업의 주식도 출렁였다. 지난 5일 롯데케미칼은 전일 대비 18.03% 오른 7만 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전일 대비 4.57% 올랐고 태광산업(9.80%), 대한유화(9.48%), 애경케미칼(5.53%)도 강세를 보였다.
중국 내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도 석화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종전이 되면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가 풀리게 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석화업계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 하락 역시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를 중국에 값싸게 제공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도 한국 화학업계에는 호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 원가 경쟁력은 제품의 기본 원료인 나프타를 누가 더 싸게 조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국 석유화학 회사들은 값싼 러시아산 원유 덕에 한국보다 약 30% 싸게 나프타를 조달하는 게 원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에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예전처럼 값싸게 들여올 수 없다면 그만큼 원가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석화 업계에 대해 긍정적인 컨센서스(전망치)를 내놓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롯데케미칼이 올해 영업이익 2212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에틸렌의 수급 개선 속에 유가 하락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1분기부터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재원·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4년 만의 흑자 전환 기대감으로 상승한 것을 포함해 중국 전인대에서 견조한 성장률 목표가 제시된 데 따라 화학주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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