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분양 단지가 이미 준공한 인근 단지 시세보다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는 사례도 늘어나는 가운데 건설·시행사들 또한 분양가 상승에 대응한 맞춤형 전략을 내세우는 모양새다.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 조감도. [사진=효성중공업]](https://image.inews24.com/v1/84141743ad16bb.jpg)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산곡1등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은 1·2순위 청약 결과 689가구 모집에 2276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3.3대 1을 기록했다. 176가구로 일반분양 가구수가 가장 많은 59㎡B 타입에 571명이 몰렸고 144가구 분양한 59㎡B 타입도 572명이 접수했다.
산곡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조성되는 단지는 인천지하철 7호선 산곡역 도보권으로 서울 강남권 이동이 용이하다. 또한 산곡초를 품은 '초품아' 단지로 산곡중, 청천중, 세일고, 인천외고, 명신여고 등 학교도 가까워 지역 부동산 시장을 이끌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다만 청약에 앞서 높은 분양가가 논란을 낳았다. 단지 84㎡ 기준 분양가는 8억900만~8억5200만원에 책정됐다. 최근 인천에서 분양했던 연수구 래미안 센트리폴1·2·3블록과 미추홀구 시티오씨엘 6단지 같은 평형이 6억~7억원대에 분양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가격에 분양한 셈이다.
인근 단지와 비교해도 분양가가 높았다. 2022년 7월 입주한 부평신일해피트리더루츠는 지난 12일과 15일 전용 84㎡가 6억4700만원(13층), 6억5000만원(2층)에 거래됐다. 또한 같은 해 11월 입주한 부평두산위브더파크는 같은 평형이 이달 각각 5억8500만원(4층), 6억1000만원(17층), 6억3000만원(15층)에 손바뀜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산곡동에서 가장 우수한 입지에 조성되는 대장 아파트로 인천 거주자가 청약하는 해당지역에서만 2000명 이상 접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1451건만 접수됐다"면서 "입주 시점인 2028년까지 물가상승률 등 미래 가치를 분양가에 미리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미래 지역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인근 단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하는 사례는 경기도와 서울 등 전국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 군포시 금정동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은 지난해 6월 분양 당시 1·2순위 청약에서 906가구 모집에 546가구만 접수해 평균 경쟁률 0.6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가 최고 10억1900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될 정도로 높은 분양가가 책정됐고 자금 부담을 느낀 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분양 이후 군포와 안양 등 인근 지역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모든 물량을 털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단지 입주 시점인 2028년까지의 미래 가치를 분양가에 반영한 분양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분양가를 높이는 대신 초기 계약금을 낮추는 등 분양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계약금을 총 분양가의 20%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분양가 상승세에 수요자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면서 계약금을 낮추는 대신 미래에 납부해야 하는 잔금 비율을 키우는 것이다.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 조감도. [사진=효성중공업]](https://image.inews24.com/v1/2fb688b3f6fb86.jpg)
해링턴 스퀘어 산곡역의 경우도 계약금이 5%로 수요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였다. 또한 지난해 분양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와 서울 중랑구 '더샵퍼스트월드' 또한 계약금 5%를 내세웠다.
박 대표는 "분양가를 높인 사업 시행자는 (분양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수요자에게 여러가지 당근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계약금 5%를 비롯해 중도금 무이자, 무상 옵션, 발코니 확장비 무상 지원 등 분양가 상승에 대응한 혜택을 제공하는 '완판'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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