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설난영 제정신 아냐" 발언에…범보수 '맹공'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향해 "이 사람의 발이 지금 공중에 떠 있다"며 "본인은 영부인이 될 수도 있고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범보수 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밤 공개된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유력한 정당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 씨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설 씨는 세진전자라는 전자부품 회사 노동조합 위원장, 김 후보는 한일도루코 금속연맹 산하의 노조위원장이었다. 그러니까 김 후보가 '학출' 노동자,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 노동자'하고 혼인을 한 것"이라며 "관계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지 않냐. 설 씨가 생각하기에 김 후보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다. 원래부터 자기하곤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기 남편이 감옥 들락날락하면서 뒷바라지하러 다니고 구속자 가족으로서 투쟁하고 험하게 살다가 국회의원 사모님이 됐다. 남편을 더욱 우러러볼 것"이라며 "이제 대통령 후보까지 됐다.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범보수 진영에선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서 "유시민의 망언은 단순한 여성 비하나 노동자 폄하를 넘어, 한 부부가 오랜 세월 쌓아온 동반자적 신뢰와 연대의 가치를 모욕한 것을 좌파식 권력욕을 드러낸 저열한 인식"이라며 "여성의 삶은 누구의 그림자도, 누구의 덕도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온 경험과 신념, 그리고 동반자로서의 신뢰가 한 사람의 가치를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시민의 발언은 여성을 남편의 그림자나 부속품으로, 노동자를 학력으로 서열화하는 구시대적 성 편견의 표출"이라며 "입버릇처럼 평등을 외치고 양성평등을 말하지만, 저들의 사고 밑바닥에는 늘 성골·진골식 우월감과 차별 의식이 깊이 배어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진보를 가장한 왜곡된 폭력적 성 의식, 이것이 그들의 민낯"이라며 "이런 시각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구태이자, 시대에 뒤처진 폭력적 성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이 집권하면 이런 약점 잡기식 비하와 차별, 권력의 독점이 전방위로 펼쳐질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자유민주주의와 진정한 평등을 지키기 위한, 국민을 위해 결코 질 수 없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경악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계급의식과 오만함이 진보 진영 대표 스피커라 자처하는 이들의 철학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대선이라는 공적 무대에서 학벌주의와 여성 비하에 가까운 저급한 언어로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며 정치적 품격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여성의 삶 전체를 남편 존재에 기대 형성된 허상으로 규정하고 정치적 정당성을 박탈하려는 계급주의적 비하"라며 "그 속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멸시와 오만이 배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설난영 여사를 아무런 위법 혐의 없이 단지 남편과의 관계나 학벌을 근거로 평가하고 공격하는 것은 유시민 개인의 왜곡된 여성관과 계급적 사고를 드러낸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의 정반대에 선 퇴행적이고 모욕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전날(29일) 페이스북에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어느 소위 좌파 지식인의 설 여사 관련 발언 기사를 보고 '노동자에 대한 천박하고 교만하고 이중적 시각'이라고 했더니, 제 아내는 너무 점잖은 표현이라고 하면서 '그 XX, ㄱ XX"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설 여사에 대한 (유 전 이사장의) 비열한 막말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2025년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노골적인 전근대적 가부장제에 찌든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 시절, 대학에 못 가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에게 누군가가 이런 발언을 했다면, 유 전 이사장은 어떤 반응을 보였겠나"라며 "유 전 이사장은 이런 망언을 하고도 감히 노 전 대통령을 입에 올릴 자격이나 있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막말하는 유시민도 문제지만, 이런 수준 낮은 막말을 전국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확산시키는 스피커 역할을 해주는 김어준을 당장 이 나라 정치판에서 추방해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도 유시민의 천인공노할 막말에 대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성 단체도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전날 성명을 내고 "'찐 노동자'인 여성은 대학생 출신 노동자 남성에 의해 고양되는 수동적인 존재인가. 기혼 여성의 지위와 주관은 남편에 의해서 결정되는 부속품에 불과한가"라며 "여성과 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학력에 대한 비하가 진행자, 출연자, 방청객의 우스갯거리로 소비된 현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