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인공지능 조교가 도입됐다. 24시간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 준다.
KAIST(총장 이광형)는 김재철AI대학원 최윤재 교수와 산업디자인학과 홍화정 교수 공동 연구팀이 대형 강의에서도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조교(Virtual Teaching Assistant, VTA)’를 개발해 실제 강의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24년 가을학기 석·박사과정 학생 477명이 수강한 김재철AI대학원의 ‘인공지능을 위한 프로그래밍’ 교과목에 VTA를 도입, 그 효과와 실용 가능성을 실제 교육 현장에서 대규모로 검증한 국내 최초 수준의 사례다.
![KAIST. [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2edd06bec0d4d5.jpg)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인공지능 조교는 일반적인 챗GPT나 기존 챗봇과 다르다. 수업에 특화된 에이전트다. 연구팀은 강의 슬라이드, 코딩 실습 자료, 강의 영상 등 방대한 수업 자료를 자동으로 벡터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질의응답이 이뤄지는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구조를 구현했다.
학생이 질문 하면 시스템은 질문의 맥락을 바탕으로 가장 관련된 수업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한 뒤, 응답을 생성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대형언어모델(LLM)을 호출하는 게 아니라 수업 내용에 대응하는 자료 기반 질의응답으로 설계돼 학습 신뢰도와 정확도를 모두 확보한 지능형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이자 해당 수업의 책임 조교였던 권순준 박사과정은 “기존에는 수업 때 이미 설명된 내용이나 간단한 개념 정의처럼 반복적이고 기본적 질문이 상당히 많아 조교들이 핵심 질문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VTA 도입 이후에는 학생들이 반복 질문을 줄이고 꼭 필요한 질문에 집중하면서 조교로서의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고 보다 고차원적 학습 지원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수업과 비교했을 때 조교가 직접 응답해야 하는 질문량은 약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주 동안 운영된 VTA는 전체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실제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3869건에 달하는 질의응답이 기록됐다. 인공지능 비전공자나 사전 지식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VTA 사용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VTA가 학습 보조 수단으로 실질적 도움을 주었음을 시사한다.
양지원 KAIST 박사과정 학생은 “처음에는 인공지능 조교(VTA)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밤늦게 갑자기 궁금해진 개념을 질문했을 때도 즉각적으로 답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유용했다”며 “인간 조교에게 질문하기 망설여졌던 부분들도 부담 없이 물어볼 수 있었고 오히려 더 많이 질문하면서 수업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해당 수업의 담당 교수이자 연구를 이끈 최윤재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수강생과 강사진 모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수업으로 해당 기술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관련 논문(논문명: A Large-Scale Real-World Evaluation of an LLM-Based Virtual Teaching Assistant)은 자연어처리(NLP) 분야 국제 학회 중 하나인 ‘ACL 2025 인더스트리 트랙(Industry Track)’에 5월 9일 자로 채택되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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