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주는 극한 기온이다. 국내 연구팀이 우주발사체용 3D프린팅 부품을 개발했는데 영하 196도에도 변함없는 성능을 보였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대형 티타늄 합금(Ti64) 용기가 영하 196℃의 액체질소로 냉각한 극저온 조건에서 330bar의 고압을 견디는 시험에 성공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케이피항공산업, 에이엠솔루션즈, 한양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대형 금속 압력용기가 극저온 환경에서 고압 조건의 내압 시험을 세계 최초로 통과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우주발사체와 위성에 탑재되는 고압용기는 액체연료와 추진제의 저장·공급, 자세제어용 가스의 고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부품이다.
고강도이면서 가벼워야 한다. 추진제 탱크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해 티타늄 합금이 주요 소재로 활용된다.
![3D프린팅으로 만든 티타늄 고압용기가 영하 196도에도 변함없는 성능을 보였다. [사진=생기원]](https://image.inews24.com/v1/daf1dd5a841574.jpg)
티타늄 합금 용기를 기존 주조와 단조 방식으로 제작할 경우 대형 제품을 만들 때 소재 수급이 어렵다. 설계상 제약 때문에 비용과 납기가 늘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형상과 크기에 제약 없는 맞춤형 생산체계를 구현해 소재 효율성을 높였다. 후처리 공정과 제작비용을 줄이기 위해 적층제조 공정을 도입했다.
생기원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 이협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레이저와 금속 와이어를 사용하는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방식의 적층제조 공정으로 직경 640㎜, 크기 130L급 티타늄 합금 고압용기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공정 중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적층 품질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구조 특성과 열변형을 반영한 적층 경로 최적화 기법으로 대형 용기의 형상 정밀도와 기계적 물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두 개의 반구형 티타늄 부품을 각각 적층 제조한 후 열처리·정밀 가공·용접 공정을 순차 적용해 우주 환경에서의 부품 요구 품질을 만족하는 일체형 고압용기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극저온 시험을 주관, 용기 내부를 영하 196℃의 액체질소로 냉각한 뒤 330bar의 입증 압력까지 단계적으로 가압하는 방식으로 내압 성능을 평가했다.
이협 생기원 수석연구원은 “실증을 통해 실제 운용 조건을 모사한 극저온과 고압 조건에서도 대형 적층제조 구조물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다양한 우주항공 응용 분야에 적층제조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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