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 13일 발발한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충돌로 촉발된 글로벌 해상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공급망기획단을 중심으로 한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이 200대 이상의 전투기와 330여발의 폭탄을 동원해 이란의 핵시설 및 군 지휘부 등을 타격하며 시작됐고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150여발의 미사일과 100여기의 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양국 간 전면전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다.
이 충돌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란 가스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의 일일 1200만 입방미터 생산이 중단되고, 테헤란 북부 샤흐란 석유저장소에서는 약 6500만 리터의 연료가 손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진공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가장 큰 위협으로 분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수출량의 34%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로 하루 평균 144척의 선박이 통항하고 있다. 해협이 봉쇄될 경우 하루 약 1800~2000만 배럴의 원유 수송이 중단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63%를 사우디, 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으며, LNG 역시 중동산 비중이 30%를 넘어 에너지 수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후티 반군의 공격 재개로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의 리스크도 급증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중첩되고 있다.
해운시장도 즉각 반응하고 있다. 충돌 직후 브렌트유는 69.4달러에서 74.2달러로 6.9% 급등했으며, 중동-중국 항로 운임은 23.5% 상승했다. 초대형 유조선(VLCC) 용선료도 47.1% 급등해 2만2764달러에서 3만3489달러로 치솟았다. 현재 실질적 선복량도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진공은 원양노선 운임 강세 지속, 주요 항만 대기시간 증가, 하역 지연 및 환적 차질 등 복합적 병목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진공은 △실시간 안전운항 및 운임 모니터링 체계 강화 △공급망 다변화 △민관협력 강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항로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요 항로별 컨테이너 운임변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운임 급등 임계점 도달 시 관련 업계 및 정부 부처에 즉시 통보하는 조기경보 체계를 가동,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또 중동산 원유 및 LNG 수입 의존도 완화를 위한 대체수입 항로에 관한 연구를 추진해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해운항만 인프라 연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인도 서안 항만 등 새로운 중계 허브 활용방안도 검토한다.
아울러 국적선사 및 물류기업과의 실시간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협의체를 운영해 민관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책 대응방안을 공동으로 도출하고 긴급물류비용 지원 예산이나 공급망 안정기금 활용에 대한 협의도 지속할 계획이다.
정영두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상공급망기획단장은 “이번 이스라엘-이란 충돌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해상공급망의 구조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 안정과 해상물류 차질 최소화를 위한 모든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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