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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재명' 싸움…또다시 꿈틀대는 '팬덤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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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vs 정청래 당권 2파전…'친명' 대 '친명' 대결
각 지지자들, 오픈채팅방 만들어 여론몰이
박찬대 일부 지지자들 "깜도 안되는 청래가"
"찻잔 속 태풍" "분열 위험"…정치권 전망도 엇갈려

사진 왼쪽부터 박찬대정청래 민주당 의원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 왼쪽부터 박찬대정청래 민주당 의원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8·2전국당원대회의 후보 등록이 내달 10일로 결정된 가운데 이른바 '팬덤정치'가 꿈틀대는 모양새다. 아직 대진이 확정되기 전이지만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등 조기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차기 당권 대결은 4선의 정청래 의원과 3선의 박찬대 의원 '2파전'으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지난 15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정 의원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아 대여 공세의 선봉에서 역할을 했다. 박 의원 역시 22대 국회 민주당 1기 원내사령탑으로서 대여 공세와 집권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모두 '친명'으로 분류된다.

청풍명월 vs 명찬연대…일부 '인신공격성' 발언도

지난해 8·1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당시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이 활동했던 것과 비슷하게 이번 8·2전당대회에서도 유사한 팬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두 이재명 대통령 '강경 지지파'지만 각각 정 의원과 박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두 세력은 당 리더십 또는 인물 캐릭터에 대한 선호에 따라 갈린다. 현재 정 의원을 지지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는 '청풍명월시대 이재명·정청래 수호천사 모임'(200여명 규모)이 있고, 박 의원을 지지하는 방으로는 '명찬연대'(500여명 규모)와 '당찬대'(200여명 규모) 등이 있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건 당대표 선거에 권리당원의 의견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원주권시대를 표방하는 민주당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56%로 높였다. 이번 전당대회 역시 55%를 반영해 지난해와 비슷한 가치를 부여했다.

일부에서는 '친명성'을 의심하며 정 의원을 비판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가 7년 전 MBN '판도라'에 출연해 "이재명 (경기)지사, 저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냥 싫다" 등 발언한 것이 재조명됐고, 이 대통령이 지난 2023년 단식 농성에 들어갔을 당시 페이스북에 볼링치는 사진과 함께 '검찰독재정권을 향하여 스트라잌'이라고 올린 글 역시 회자되고 있다.

지난 19일 명찬연대 채팅방의 한 참여자는 "정청래 깜량도 안되는 청래가. 넘볼걸 넘봐야지. 자기정치에. 기회주의에. 주변인사들 하나 같이 민주당 흔들어대고" 등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또 다른 참여자는 "정청래가 당대표되면 조국당과 연합하게 되고 또한 거기에 수박들 또한 묻혀 들어오게 되고…"라고 주장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주로 민주당 내 반대 세력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사진 왼쪽부터 박찬대정청래 민주당 의원 [사진=아이뉴스24 DB]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사진=정청래의 알콩달콩]

자정작용 진행 중…정치권, 분열로 번지진 않을 듯

일부 당원들은 정 의원을 가까운 거리에서 돕고 있는 의원들을 향해 문자 폭탄을 보내는 등도 넘은 행동을 하기도 했다.

양문석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이루 말할 수 없이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는 글을 게시했다가 지웠다. 장경태 의원은 정 의원이 지난 2023년 이 대통령 체포동의안 통과 후 웃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나오자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 들어가는 모습을 담은 것"이라며 "민주당은 원팀이다. 분열과 갈라치기를 조장하는 네거티브 선거는 지양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정 의원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 출마해서 이재명 정부 돕겠다. 우린 한팀 이거든요'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잘 들어!"라고 했고, 앞서서는 '얘가 왕수박 입니다요'라는 제목의 자신의 영상을 게시했다.

당대표 선거 시작 전부터 네거티브 공격이 과열되고 있다는 비판에 오픈채팅방 내에서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명찬연대 일부 참여자는 "음해도 갈라치기도 모두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니 조심하자"고 했고, 다른 참여자 역시 "잘못된 뉴스보도로 있었던 논쟁은 가리기 처리한다. 그만 자제부탁드린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들 팬덤이 결국 이 대통령 지지 세력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향후 당내 분열로 번지지 않으리라고 분석이 많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통령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는 게 당원 사이에는 이미 합의가 형성된 만큼 분열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봉주 후보가 미끄러진 것처럼 그런 현상이 재발하지 말란 법은 없다"고 했다. 자체 팬덤을 가진 정 후보가 '이재명 팔이'를 비판했다가 이 대통령 강경 지지세력인 '개딸'들의 공격을 받아 낙선한 사례를 예로 든 것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 역시 "여권을 뒤흔들 만한 사건으로 번지지 않는 '찻잔 속의 폭풍'에 그칠 것"이라며 "당장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이라는) 결과를 내는 게 필요한 상황이고, (당대표 선거 이후)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등 급한 일들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박찬대·정청래 두 사람 팬덤 모두 이 대통령을 교집합으로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제 모드로 귀결될 거라는 설명이다.

다만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 상황은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구축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당내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의 대결 구도가 더 과열될 경우를 상정해 "(두 사람 모두) 최고 당 지도부 아니냐"며 "누군가는 '지도부가 싸우는 모습이 안 좋으니까 내가 양보하겠다'고 나올 수 있다. 그게 정치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들끼리 싸우면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면서 "물러나는 사람은 지지자들에게 '이번에 우리 전당대회에서 나 외에 여러분들 좋아하는 사람들 후보를 찍어달라. 나는 철저히 중립을 지키겠다 위대한 민주당의 힘을 보여달라'고 말해야 된다"고 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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