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 맞춤형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다변화 가속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지역의 소비자 특성과 산업 환경을 반영한 전략 차종 개발, 전동화 모델 현지화, 생산 거점 최적화 등을 통해 불확실성이 커지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거점에서 잇따라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하며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은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전략이 글로벌 다변화의 핵심"이라며, 전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약속했다.

미국에서는 전동화 전환을 선도하기 위해 현지 생산과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북미 시장 내 전기차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중국에서는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전략 차종과 커넥티드카 서비스 확대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디지털 생태계와 연계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는 현대차 글로벌 현지화 전략의 대표적 사례다. 현대차는 인도 법인 설립 29년 만에 최초로 인도인 최고경영자(CEO)를 내정하며 현지 경영 역량을 강화했다. 동시에 2030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자해 인도를 아시아·중동·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전략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도 내 생산 거점을 활용한 신흥 시장 수출 확대와 전동화 모델 현지화를 추진,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적합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현지화 전략은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선다. △거점별 전략 차종 개발 △전동화 모델 현지화 △생산 체계 현지화로 글로벌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은 단기적 성과뿐 아니라 장기적 경쟁력 확보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각 지역별로 배터리 조달망을 현지화하고,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차원을 넘어, 전기차 생태계 전반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또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과 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차 핵심 분야에서도 현지 연구개발 거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베이징, 인도 하이데라바드 등 글로벌 혁신 거점에서 현지 인재와 협력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각 시장 특성에 맞게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신흥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중국·인도라는 3대 거점에서의 전략적 행보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전동화 전환 가속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각국의 정책 변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동화 전환 속도 차이 등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얼마나 유연하게 현지 전략을 조정하고, 글로벌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글로벌 통상 리스크 관리, 전기차 수요 둔화 대응, 신사업 수익성 제고 등 핵심 현안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공급망 다각화, 탄력적 생산·판매 등 시장별로 최적화된 전략을 통해 미국의 관세 조치 등 각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재편되고 있는 세계 통상 질서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