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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대변혁] ③'개혁' 집착에 시작부터 꼬여...또다른 '국민 불신' 양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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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도그마'로 이의신청제도 난립...'수사 지연' 더 가중 전망
보완수사·재수사 요구에 '사건 핑퐁'...수사 견제·책임 소재 불투명
수사권 없는 검사가 피의자 구속...불법구속·인권침해 소지 제기
국민은 물론, 현장 수사관들도 부담..."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몰라"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7.31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7.31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검찰청 폐지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경찰이나 중수청의 수사가 잘못됐을 때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지가 새 형사사법체계의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이의신청과 보완수사 요구, 재수사 요구 등 여러 통제 절차가 마련됐지만 형사사건을 다루는 변호사들은 실제 사건 당사자가 이용하기에는 절차가 복잡하고, 검사가 직접 수사해 잘못을 바로잡을 수도 없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30년 넘게 서초동에서 금융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는 A변호사는 "피해자가 되었건 피의자가 되었건 하소연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어졌기 때문에 자신의 억울한 사정이 정의의 법에 따라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B변호사는 "수사가 늦는 것도 문제고 내 사건을 누가 맡는지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더 난감한 순간은 수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할 때"라고 했다.

공소청 송치 전 수사기관, 특히 경찰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견제장치로 지목된 것이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살인 등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과 가정폭력, 아동·장애인·노인 학대 사건 등에 대한 공소청 검사의 제한적 보완수사권 존치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와 유사수신, 불법 다단계 판매 등 주요 민생범죄도 포함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대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모두 삭제했다.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성범죄, 아동성범죄, 아동·장애인·노인 학대, 가정폭력, 스토킹) 정도를 전건 송치하도록 한 것이 그나마 진전됐다는 게 법조계 평가다. 법무부는 지난 8월 4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는 없애되, 보완수사요구·시정조치요구·재수사요구를 강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7.31 [사진=연합뉴스]
10월 2일 시행 형사소송법·수사준칙 기준 경찰 수사 견제장치 로드맵 [그래픽=최기철 기자]

미진·부실수사 견제·불복 절차 '5트랙'

개정 형사소송법과 관련 법령을 종합하면 경찰 수사가 미진하거나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가동되는 견제·불복 절차는 크게 5개 경로로 나눠볼 수 있다.

가장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사 지연의 경우 고소인·피해자 등은 수사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수사를 개시한 뒤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증거조사 등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때다. 이의제기를 받은 수사관서장은 14일 안에 수사공무원 교체, 수사경과와 수사계획 제시, 권리보호 대책 등을 알려야 한다. 조치가 없거나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다시 14일 안에 상급관서에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공소청 검사에게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검사는 사건기록을 확인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건을 공소청에 송치하거나 다른 수사기관에 이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경우 고소인 등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고발인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인정되는 일부 범죄에 한해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하고, 검사는 기록을 검토한 뒤 필요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당사자의 이의신청과 별도로 검사도 경찰의 불송치 기록을 직접 검토한다.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원칙적으로 기록을 넘겨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재수사 뒤에도 불송치 결정을 유지하면 검사는 재수사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다시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송치한 사건의 수사가 미진한 경우에는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보완수사를 한 뒤 결과를 보내면 검사가 다시 기록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재차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해당 수사관에게 적정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각급 공소청 및 지청의 장은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7.31 [사진=연합뉴스]
2일 출범한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10.2 [사진=연합뉴스]

'직접 견제' 피하고 '수사기관 돌리기'...실효성 불투명

견제장치를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사건 처리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형사 전문변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방점이 잘못된 수사를 다른 기관이 직접 고치는 방식이 아니라, 다시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에 돌려보내 재검토·재수사·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구조로 찍혀 있기 때문이다.

절차가 늘어나면서 사건이 경찰과 공소청 사이를 반복해서 오가게 될 경우가 생기는데, 고소·고발인 또는 피고소·피고발인 역시 경찰과 공소청을 쫓아다녀야 한다. 형사사건 전문 로펌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C변호사는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검사 수사권 박탈이라는 전제에 천착하다 보니 이의제기 시스템을 불필요하게 꼬아 놨다"고 했다. 서초동에 사무실을 둔 D변호사는 "검찰이 정말 잘했고 예전 사건 처리가 완벽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때도 억울한 사건이 많았다"면서도 "그런데 지금은 경찰 수사가 잘못돼도 통제할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이 없어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제203조에 "검사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피의자를 인치받은 때에는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석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검사의 구속기간'에 대한 규정이다.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보완수사권 존치 논쟁과 맞물려 비교적 쟁점에서 밀려났지만 형사전문변호사들이 가장 맹렬하게 지적하는 부분이다. 법조문에 따르면, 검사가 10일 안에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10일을 더 연장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사권 없는 공소청 검사가 피의자를 최장 20일까지 구속할 수 있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주도한 민주당은 입법 과정에서 공소청 단계 구속기간은 직접 수사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한 보완수사를 요구하기 위한 기간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법안심사1소위 위원장을 맡았던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국회 본회의 무제한토론에서 "공소제기 여부 판단을 위해 보완수사 요구 등이 필요한 경우에만 법원 허가를 받아 최대 10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 구속기간 최대 10일, 공소청 검사 단계 기본 10일에 법원 허가를 받은 추가 10일까지 두는 기존 틀을 유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개정법도 구속기간 연장 사유를 종전 '수사를 계속할 상당한 이유'에서 '공소제기 여부 결정을 위한 보완수사 요구 등이 필요한 경우'로 바꿨다.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7.31 [사진=연합뉴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8월 2일 국회에서 열린 '훨씬 더 좋아진 형사소송법'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승원 법사위 간사. 2026.8.2 [사진=연합뉴스]

공소청이 신병 쥐고 경찰이 수사…"구속기간 우회 연장"

형사와 행정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법무법인 솔루스 김한수 대표 변호사는 "경찰에서 구속 수사 중인 사건은 공소청에 송치해 처리해야 할 텐데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이 인신 구속을 유지한다는 것이 법리적으로도, 인권 측면에서도 맞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이유는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수사권이 없는 기관이 중간에 끼어 10일, 연장하면 20일까지 인신을 구속한다는 것은 헌법에도 맞지 않고 그렇다고 송치 당일 처리하라고 하면 그것 역시 졸속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무적으로는 검사의 구속기간 동안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문제다. 검사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피의자를 심문할 수 없다. 결국에는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수사기관이 심문해야 하는데 기소를 위해 공소청으로 넘어간 단계에서 경찰이 수사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경찰이 구치소에 수감된 피의자를 직접 찾아가 조사하면 된다는 설명이지만, 그런만큼 경찰 업무가 가중되고 이는 곧 수사지연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반발이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결국 경찰이 공소청을 통해 우회하는 방법으로 구속 기간을 연장하는 셈인데, 이미 경찰 구속기간은 끝난 상태에서 경찰이 다시 불러 조사한다는 것은 법률적으로 심각한 모순"이라면서 "불법구속 논란 뿐만 아니라 헌법상 인권침해 소지도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구속사건의 보완수사 기간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 보완수사는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처리하도록 돼 있고 필요한 경우 1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공소청 단계에서 구속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20일이다. 이 기간 안에 경찰의 보완수사가 끝나지 않으면 공소청 검사는 수사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 여부를 결정하거나 피의자를 석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법조계와 수사 현장에서는 이런 제도적 미비가 결국 수사 지연과 일선 경찰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소청이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때마다 사건은 다시 수사기관으로 돌아가고, 담당자는 기록을 다시 검토해 추가 수사를 해야 한다. 이미 수사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경찰이 검찰에서 넘어오는 사건과 보완·재수사 물량까지 떠안게 되면 사건당 투입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7.31 [사진=연합뉴스]
전국 경찰 지휘관들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이 회의는 국민의 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자 마련됐다. 2026.10.1 [사진=연합뉴스]

"현장 부담이 곧 국민 부담...'개혁 과제' 안은 경찰도 심각한 위기"

한 현직 경찰 간부도 새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선에서도 많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동대 등 다른 부서의 인력을 줄여 수사부서로 돌리는 등 인력 확보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숙련된 수사인력을 단기간에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소청 소속의 전 검찰 수사관은 "수사관 한 명이 기록을 몇십 건씩 들고 있으면 그 자체가 굉장한 부담"이라며 "여기에 보완수사까지 반복되면 담당 수사관도 힘들고,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으면 결국 고소·고발인들이 가장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과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 수사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건처리 기간이 크게 늘고 수사 결과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결국 사건처리 결과에 대한 불신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장윤기 사건', '제주 실종사건' 등으로 국민 불신이 큰 상황에서 경찰이 자체 개혁 과제까지 안고 있지 않느냐"며 "경찰로서도 새 형사사법 제도가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에 맞춰 새 형사사법체계는 일단 문을 열었다. 그러나 관할 혼선과 전산체계 미비, 복잡해진 불복·견제 절차에 구속사건 처리 문제까지 시행 첫날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늦어지고 일선 수사기관의 부담이 커져 부실수사로 이어질 경우, 새 제도뿐 아니라 국가 형사사법시스템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게 현장 법조인들의 목소리다.

78년만의 수사 대변혁을 맞는 현장 수사관들과 공소청 관계자들 부담도 만만찮다. 제도의 시작이라고는 하나 새 국가 시스템의 준비가 너무 허술했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변호사들과 경찰·공소청 관계자들은 "그 후유증이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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