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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57주년…전영현 "오늘의 호황이 내일의 경쟁력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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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서 겸손 강조…"호황 이유로 고객에게 무리한 요구 없어야"
올해부터 양 부문 창립 기념사도 따로…60주년 행사는 열 듯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창립 57주년을 맞아 역사적 반도체 대호황 속에서도 겸손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영업이익이 최대 7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시황에 힘입은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기술과 품질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6월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면담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정소희 기자]

전 부회장은 30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구성원들에게 공유된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 "오늘의 호황이 내일의 경쟁력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라며 "특히 호황일수록 더욱 겸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념사에는 '위기'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호황의 지속 가능성을 경계하고 실적 개선과 기술 경쟁력 회복을 구분했다. 고객이 만들어 준 성장 기회에 감사하고, 시황이 바뀌어도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최근 우리는 AI 시장의 성장과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라며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은 AI 성장이라는 시황에 힘입은 성과를 자축하기보다 우리의 현실 및 경쟁력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고 외부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내년 영업이익을 749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도 각각 654조원, 624조원을 제시했다.

전 부회장은 첫 번째 과제로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수요와 공급, 투자 환경의 변화를 살피고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기 시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기술 경쟁력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최근 실적은 개선됐지만 우리의 기술 경쟁력이 충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기술 확보와 제조 효율 고도화, 품질 확보와 수율 향상이라는 반도체 사업의 기본을 강조했다.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변화에 대응할 기술과 제품을 준비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역량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 부회장은 "초격차는 선언이나 구호가 아니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고객이 인정하는 기술 경쟁력과 품질로 증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현재 세대인 HBM4(6세대) 제품. [사진=삼성전자]

고객과의 관계에서는 호황기일수록 겸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오늘날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새로운 기회는 고객이 만들어 준 것"이라며 "호황을 이유로 고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황은 일시적이고 시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고객의 신뢰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지켜야 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의 기반"이라고 덧붙였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도 주문했다. DS부문이 지향할 가치로 고객·기술·협업·실행·윤리를 제시하고 조직의 경계를 넘어 토론하며 데이터와 사실에 근거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를 감추지 않고 투명하게 드러내 해결하는 문화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젊은 인재들이 도전하고 성장할 환경을 조성하고 협력사와 기술적 난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업 성과가 협력사와 지역사회의 기회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윤리와 준법을 기본 가치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창립기념사를 부문별로 나눠 전달한다. 기존에는 디바이스경험(DX)·반도체(DS)부문 대표이사 공동 명의로 기념사를 냈지만, 올해는 각 부문장이 별도 메시지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올해 1월에도 신년 하례식 행사 없이 부문별 신년 메시지를 전달했다.

올해 창립기념식은 별도로 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60주년과 70주년 등 10년 주기로 기념식을 개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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