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TV업체들이 악몽과도 같던 월드컵 종료와 함께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당초 TV업계에서는 월드컵이 대형 TV 특수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소비자의 발길은 삼성의 보르도 TV, LG의 타임머신 TV 앞으로만 향했다.
전자양판점 하이마트 관계자도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제품 외에는 소비자들이 찾지를 않는다"고 말할 정도.
양사가 대대적인 월드컵 마케팅에 돌입하며 자금력이 열세인 중견 업체들은 설 땅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오히려 전국민의 눈과 귀가 월드컵에 쏠려 있는 동안 새로운 살길을 찾아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했다. 이러한 노력은 자금 확보와 신규 사업으로 크게 나눠진다.
◆부족한 실탄 확보하고 재도약 준비
우성넥스티어(대표 유신종 김도균)는 월드컵 기간중 지난 3월말로 종료된 회계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과는 3억9천만원 흑자서 89억원의 적자전환.
이 회사는 결산 무렵 최대주주가 김도균 대표서 신명종합건설 박종혁 대표이사로 변경됐다.
우성은 당시 부터 97억원 규모의 사채 발행과 음원 업체 엠피플과의 합병을 통해 새 틀을 짜기 시작했다. 심지어 산업 폐기물 사업에까지 뛰어들며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디지탈디바이스(대표 이상훈)도 결국 주인이 바뀌고 말았다. 디지탈디바이스는 이달초 이상훈 대표의 지분 매각으로 인해 최대주주가 장성수 CCG컴퍼니 대표로 변경됐다. 이회사 역시 지난 1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했다.
새 최대주주는 사장과는 막역한 사이로 경영부분을 책임 질 예정. 이상훈 사장은 앞으로 영업에만 전념하게 된다.
디지탈디바이스 역시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신규 사업을 준비 중. 회사측 관계자는 "셋톱박스, PMP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라고 말했다.
디보스(대표 심봉천)도 증시 상황 악화속에서도 증자를 성공리에 마무리 하고 재도약을 위한 잰 걸음을 하고 있다.
디보스는 특수 영업과 디지털 광고판인 DID 사업을 위해 80억원이 넘는 증자를 단행했다. 증자과정에서 특수영업의 협력선인 이미지뷰측이 실권주 취득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신규 사업을 위한 안정적인 지분구조가 확보된 셈이다.
DID사업도 한국3M을 통해 국내 시장을 먼저 공략한 후 해외 시장까지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래도 TV는 계속 한다
이처럼 경영권 변경과 신규사업 진출등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들은 본업인 TV사업 만큼은 접지 않겠다는 다짐을 내놓고 있다.
유신종 우성넥스티어 대표는 "예전에 몸담았던 서비스 사업과 달리 제조업의 상황은 너무나 열악하다"면서도"다양한 신규 사업을 진행하지만 TV사업은 앞으로도 우성넥스티어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 TV업체들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서 중견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며 "특수가 기대됐던 월드컵 기간이 뼈를 깍는 변신의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제 월드컵도 끝났고 중견 TV업체들의 재기 여부는 이제 각자의 손에 달려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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