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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 영화와 현실, 그 깊은 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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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진정한 길목인 2001년의 태양이 떠오르면서 30여 년 전에 만들

어진 한 영화가 새롭게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락웍 오렌

지' '풀 메탈 자켓' 등으로 영화 매니아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

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바로 그 것.

지난 1968년에 선보인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그려진 미래상들

이 많은 부분 현실에 근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SF

거장 아서 클라크의 4년여 에 걸친 작업이 새롭게 조명 되고 있다.

철학담긴 SF 영화로 인기 끌어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재조명 작업은 많은 부분 지난 1984년의 조

지 오웰 붐을 연상케 하는 점이 많다.

1984년이 활짝 밝았을 때 사람들은 조지 오웰이 1948년에 쓴 소설

‘1984’를 떠올렸다.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사회, 개인의 삶을 철저히

감시하는 사회에 대한 오웰의 경고와 현실을 비교하느라 너나 할 것 없이

부산을 떨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은 "'1984'의 끔찍한 경고는 결국 오지 않았다”며 안도

의 한숨을 내쉬었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더더

욱 감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었다.

영화‘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던진 충격파는 컸다. 당시까지의

SF 영화 공식을 깨며 순식간에 영화의 배경을 우주로 확장 시킨 것. 1968

년 첫 선을 보인 이 영화에 대해 ‘SF의 고전’이란 월계관이 씌어진 것

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아서 클라크의 원작을 스탠리 큐브릭이 영상으로 옮긴 이 영화는 인류의 근

원에 대한 탐색이란 모티브를 담은 SF 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이 영화 뒤에도 '스타워즈' '터미네이터' 등 화려한 특수 효과를 자랑한

영화는 많았지만, 이 영화처럼 미래에 대한 심오한 탐색을 담은 SF 영화

는 드물었다.

이 영화가 세월을 뛰어넘는 명작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장

점 때문이다.

특히 리차드 스트라우스가 작곡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웅

장한 선율과 함께 선보이는 첫 장면은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을

정도.

생각하고 느끼는 컴퓨터는 아직 요원

USA투데이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그 때와 지금’이란 기사를 통

해 이 영화에서 선보인 기술적인 예언들이 2001년 현재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 지를 조망했다.

이 영화에서 셔틀 우주선을 운행하던 팬암 항공사는 이젠 기억 속으로 사라

져 버렸다. 2000년에 정기 우주왕복선을 운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선보였

던 이 회사는 91년 파산해 버린 것.

우주 호텔을 오픈한 것으로 나오는 힐튼은 그냥 잘 나가는 호텔 체인에 머

물고 있다. 우주 호텔은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란 모호한 전망을 내놓

을 뿐이다.

러시아의 우주 정거장 미르와 새로운 국제 우주 정거장은 금지 신세가 되

어 버렸다.

이런 사소한 차이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꽤 많은 부분에서 30년 뒤

의 미래상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핼(HAL)이란 컴퓨터. 기술 진보를 통해 인

간의 비인간화와 기계의 인간화란 양극단적인 현상을 통해 탄생하게 된 핼

은 그야말로 인간적인 감성으로 똘똘 뭉쳐 있다.

우주선 디스커버리 호의 중앙 통제 컴퓨터인 핼은 자신의 기능에 대한 자긍

심이 대단하다. 조그마한 실수에도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뛰어난 감성을

자랑하는 핼은 자신의 임무에 대해 끊임 없이 의문을 품게 되고, 결국은

사보타지에 까지 이르게 된다.

현실은 어떨까? 실리콘밸리엔 지금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최첨단의 기기들

을 쉴 새 없이 쏟아 내고 있지만 아직 ‘느낄 줄 아는’ 컴퓨터 개발은 요

원한 상태. 하지만 현재 MIT대학의 인공지능 파트에선 현재 핼 프로젝트

를 추진하고 있다.

창의적이고 양방향적인 우주선을 만들겠다는 핼 프로젝트는 “내부에 탑승

하고 있는 사람들과 끊임 없이 교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 목적이

다.

화상전화- 외계문명 탐사 등 맞혀

30년전에 만들어진 만큼 영화와 현실의 차이는 곳곳에 존재한다. ‘2001

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컴퓨터 핼은 메인프레임 이었다. 하지만

‘2001년 이곳’에선 그렇게 큰 컴퓨터를 싣고 우주 여행을 떠나진 않는

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절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으로 그려진 핼의 모

습. 현대 컴퓨터는 ‘확률’이란 것을 고려하기 때문에 핼의 컨셉과는 멀

찍이 떨어져 있다.

NASA의 아메스 리서치 센터의 컴퓨터 사이언스 책임자인 피터 노비그는

“오늘날 소프트웨어는 확률을 고려하는 반면 1960년대의 컴퓨터는 문제

에 대한 확실한 답을 제시한다는 로직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고 30여 년

의 세월동안의 기술 변화를 설명했다.

‘2001년:스페이스 오디세이’엔 진실과 추측, 그리고 상상력이 뒤엉켜 있

다. 그러다 보니 당시엔 먼 미래의 꿈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상당부분 현실

화 된 것들도 많다.

우주 비행사인 프랭크 풀이 힐튼 우주 호텔에서 자신의 딸과 교신하는 장면

을 들어 보자.

풀은 화상전화로 딸과 연결, 1.70달러(물가를 감안하면 8.77달러)의 요금

으로 벨 전화회사를 이용해 화상 통신을 한다.

IMT-2000 상용화가 코 앞에 다가 오면서 화상통신은 이제 현실 속으로 깊

숙이 들어와 있는 상태. 하지만 벨 전화회사를 이용해 통신을 한다는 것

은 잘못 짚은 것 같다.

이 영화에선 동면 상태로 목성 여행을 감행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영화

의 컨셉에서 까마득히 뒤져 있는 상태. NASA는 무인 카시니 우주선과 교

신 문제가 생겨 지금 거대 위성을 조사 중이다.

이 영화는 인간이 거대한 기둥을 발견하면서 외계 문명과 접하게 되는 것으

로 그렸다. 외계 문명 탐사는 현재 과학자들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외

계 지능 탐사프로젝트인 SETI가 바로 그 것.

'2010’에선 외계인들이 유로파에 있는 자신들의 거주지를 위협하지 말라

며 인류에게 경고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흥미 있는 것은 NASA에서도 이

지역을 인류가 생존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 최근

NASA는 지구 외에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장소로 목성의 네

번째 위성인 유로파를 지목한 바 있다.

NASA 화성 탐사선 '2001 마스 오디세이'로 명명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원작자인 아서 클라크에 대한 과학자들

의 존경은 대단하다.

NASA의 우주 비행사인 세스 쇼스탁은 “클라크에 대해 아낌 없는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NASA 역시 영국 태생의 노작가를 존경하는 뜻에서 다

음에 선보일 화성 탐사선의 이름을 ‘2001 마스 오디세이’로 붙이기로 했

다.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과 함께 ‘SF 빅쓰리’로 통하는 아서

클라크는 1982년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속편인 ‘2010’을 발

표했다. 이 작품은 전편과 달리 소설이 먼저 발표된 다음에 피터 하이엄

스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 다음 편인 ‘2061’은 1988년에, ‘3001’은 1997년에 발표됐다. 이

중 ‘3001’은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다.

지난 1998년 작고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클락웍 오렌지'로 매니아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거장. 국내에선 '뉴키즈온더 블록' 공연 소동

때 모 일간지의 칼럼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소개된 바 있다.

'풀 메탈 자켓'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등이 국내에서 상영됐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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