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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분석]D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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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D램 가격의 지루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및 증권시장 연구원들은 D램 가격이 지난해 말 6달러대에서 70% 이상 급락, 2분기에는 전체 생산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와중에 D램 부문에서 세계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감산은 없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업체와 차별화에 매진하고 있다.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다행히 '윈도비스타 효과' 등에 따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다음 달부터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D램 가격 1.5달러가 '마지노선'…7월 반등에 '무게'

추락을 거듭해온 D램 가격은 1.5달러 선을 '바닥'으로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만의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D램 고정거래가격은 8일 현재 512Mb DDR2 667MHz를 기준으로 지난 달 말에 비해 8.3% 하락한 1.6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달 하반기에 기록한 7.1%보다 더 높은 하락률로, 업계가 기대했던 D램 가격 상승전환 시점이 다시 뒤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과 증시 전문가들은 D램 가격이 이미 생산원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진데다, 하반기 수요 진작 요소들이 부각되고 있어 조만간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하반기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델 등 PC 제조사들의 D램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비스타도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것.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이달 중 D램 가격이 1.5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수요확대와 함께 오름세를 보여 오는 11월엔 3.2달러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영주 연구원은 8일 "D램 제조업체들이 512MB 모듈 기준 15달러, 512Mb 단품 기준 1.66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해 대응에 나서고 있어, 향후 D램 가격은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달 초 일부 D램 제품의 현물가격이 소폭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D램 제조업체들이 현물시장에서 덤핑판매를 자제했기 때문이나,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아 본격적인 D램 고정거래가격 반등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하이닉스, '차별화'로 위기 돌파

증시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두 업체는 감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별화'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60나노 공정을 도입한 1기가 DDR2 D램을 세계에서 처음 양산하기 시작했다. 60나노 공정은 기존 80나노 공정에 비해 칩 생산성을 40% 가량 높여 비용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60나노 공정은 삼성전자의 차별화 전략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도체 회로 선폭을 10억분의 1미터로 줄인 60나노 공정은 일반 PC용은 물론 그래픽·모바일 D램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PC용 D램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고속 동작이 요구되는 그래픽 D램과 낮은 전력 및 많은 용량이 요구되는 모바일 D램의 비중을 늘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하이닉스는 D램보다 먼저 가격이 반등한 낸드플래시메모리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라인을 조정하고 있다. 현재 D램 전용인 이천의 M10라인에 대해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을 연말까지 40%로 늘린다는 계획과 함께 생산전환에 들어간 상태다.

이와 함께 3분기 중 80나노 공정이 적용된 M10라인 등에 66나노 공정을 적용해 생산성 확대 및 삼성전자 추격에도 신경을 쓴다는 방침이다.

반도체의 소재가 되는 웨이퍼를 기준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8인치 라인의 구조조정도 모색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최근 대만의 TSMC와 8인치 라인에 대한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나 일부 8인치 라인 전체를 매각하거나, 제조장비만 떼어내 팔고 12인치 장비를 입고시키는 방안, 전공정에서 후공정 위주로 라인을 돌리는 방안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취임 50일 맞아 "D램과 낸드플래시의 대량생산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현재 반도체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늘려 수익성이 높은 선도 제품군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D램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터널 속'

하반기 D램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해 내년엔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나, 중장기적으로 업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올해 '윈도비스타 효과' 등에 힘입어 D램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지만, 상반기까지 가격 폭락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실은 업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이달 초 세계 반도체시장의 규모가 올해 전년 대비 2.5% 늘어난 2천692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6.4%보다 적잖이 줄어든 수치다.

가트너의 리처드 고든 부사장은 "올해 D램 가격의 급락세 등을 고려했을 때,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공급과잉은 연중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런가 하면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의 데릭 위도 최고경영자는 최근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D램 가격의 급락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의 한계, D램과 낸드플래시에 집중하는 전략 등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생산력이 3년 내 중국과 대만업체들에 의해 추월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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