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바일 단말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울트라모바일PC(UMP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위세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윈도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PC나 노트북과 달리 UMPC는 리눅스나 다른 운영체제가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 최근 들어 힘을 얻고 있다. UMPC 플랫폼 자체가 이동성을 위해 작고 가볍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사양 고비용인 MS 윈도보다는 저렴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인텔 UMPC그룹 총괄 아난드 찬드라세커 수석부사장은 "리눅스 운영체제의 일종인 우분투가 멘로우 플랫폼에 최적화돼 윈도 못지 않은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우분투를 선택하면 UMPC를 보다 저렴하고 높은 성능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인텔 플랫폼을 공급받아 UMPC를 제조하는 PC 업체들 역시 "UMPC에 윈도 비스타를 탑재할 경우 제품 가격이 30% 이상 올라간다"면서 "UMPC를 시장에 보다 빠르게 확산시키려는 인텔 측이 UMPC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PC 제조업체들에게 리눅스 번들 판매를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UMPC에 리눅스를 탑재하게 되면 가격만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UMPC가 본디 '주머니 속의 인터넷 세상'을 표방할 정도로 작고 가벼운 단말기 형태를 추구하다보니 리눅스의 가벼운 기술 사양도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인텔측의 주장이다.
IDF에서 UMPC에 우분투를 최적화해 일반인들에게 선보인 우분투 리눅스 지원 업체 캐노니컬의 마크 셔틀워스 사장은 "윈도 비스타는 RAM, 메모리 등의 기본 하드웨어 사양만 해도 웬만한 고급 애플리케이션 요구 수준을 넘어선다"면서 "이동성을 극대화한 UMPC나 모바일 단말기에 굳이 윈도 비스타를 장착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셔틀워스 사장은 리눅스가 공개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UMPC나 모바일인터넷단말기, PMP 등 모바일기기에 최적화된 상태의 운영체제로 변경하는 것이 윈도보다 훨씬 손쉽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독립만세 부르기엔 아직도 첩첩산중
인텔과 리눅스 진영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UMPC나 새로운 모바일 단말기에 리눅스가 확산되려면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UMPC를 출시하고 있는 삼성전자, 후지쯔, 고진샤 등은 모두 윈도 비스타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 이들은 또 앞으로 리눅스를 출시할 계획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PC사업부 관계자는 "리눅스의 여러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에서 리눅스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가 적고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 이를 지원할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먼저 리눅스용 응용 프로그램의 호환성이 아직도 극히 미미하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국내 모바일 단말기 사용자 커뮤니티인 PMP인사이드의 조사에 따르면 PMP와 UMPC를 구매하는 첫번째 이유는 동영상 콘텐츠 감상. 그런데 이 동영상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한 코덱 자체가 모두 윈도만을 지원하고 있다. 리눅스 지원 코덱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가 리눅스를 사용해야 할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PMP인사이드 관계자는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을 리눅스 운영체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호환 애플리케이션이 있긴 하지만, 이를 구동하면서까지 리눅스를 사용할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UMPC의 모토인 '이동중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취지도 리눅스 앞에선 힘을 잃는다. 리눅스용 브라우저인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나 오페라, 애플의 사파리 등이 대부분 금융 결제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고 윈도 전용 코드인 액티브 X를 포함하고 있어 사용에도 불편함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텔 측은 "리눅스 사용에 대한 불편함은 리눅스 자체의 열등함이 아닌, 윈도 편향이 낳은 기형적인 현상"이라며 "UMPC나 모바일 기기들이 리눅스 채택을 늘려가면 이같은 현상은 자연히 소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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