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와 오디오 업계에 이어 명품 시계 업계 역시 휴대폰을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자체 브랜드 휴대폰 개발에 나선 시계 제조사는 '태그호이어'다. '태그호이어'는 프랑스 휴대폰 제조사인 모델랩과 함께 내년 2분기 부터 '태그호이어폰'을 내 놓을 예정이다.
크리스토퍼 바빈 태그호이어 대표이사(CEO)는 "모델랩과 함께 '태그호이어'의 브랜드를 가진 휴대폰을 내년 2분기 출시할 예정"이라며 "현대적 감성과 기술력을 가진 '태그호이어'의 브랜드 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호이어'는 프랑스 명품 그룹 'LVMH(루이뷔통 모에 헤네시)'의 자회사다. 'LVMH'는 세계 명품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명품 업계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회사다.
갖고 있는 브랜드만 해도 60개가 넘는다. '루이비통', '펜디', '지방시', '도나 카렌', '크리스찬 디올' 등의 패션 브랜드부터 시계 제조사인 '태그호이어', '제니스', '쇼메', 주류회사인 '헤네시', '샤토 디캠' 등 거의 전 분야의 명품 시장을 독점하는 회사다.
때문에 휴대폰 업계에서는 'LVMH'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향후 명품 휴대폰 업계가 들썩 거릴 것이라는 얘기마저 일반화돼 있다.
휴대폰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패션, 오디오 다음으로 시계 제조사들이 휴대폰 시장에 적극적인 제휴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도 이미 손목시계형 디자인을 채용한 명품폰의 개발을 끝냈으며 명품 시계 브랜드와의 제휴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업계, 수익성 악화로 디지털 기기 진출에 적극적
지금까지 명품 패션 업계는 휴대폰 액세서리 외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휴대폰이 패션 아이템으로서 매력보다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 위한 기기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품 업계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기 시작하자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상위 1%를 위해 만들던 '프리스티지' 제품군을 누구나 조금만 더 돈을 들이면 살 수 있는 '매스티지' 제품군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고급스런 브랜드를 이용한 디지털 기기, 가전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명품 패션 업계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었고 휴대폰 업계 역시 디자인과 브랜드 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었다"며 "이런 면에서 양쪽의 합의가 자연스레 이뤄져 '아르마니폰' 같은 제품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햇다.
◆명품 업체, "이제는 먼저 나선다"
'프라다폰'과 '아르마니폰'은 업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휴대폰이 단지 통화를 하기 위해 사용되는 제품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존재하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뿐 아니라 명품 가전 업계 역시 대중화된 아이템인 휴대폰에 관심을 갖고 있다.
뱅앤울릅슨은 삼성전자와 함께 만든 '세린'의 후속제품인 '세레나타'를 만들었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 놓으며 새로운 스타일의 MP3폰을 내 놓은데 대한 반격이다.
'세레나타'는 기술과 디자인의 조화를 두루 갖춘 제품이다. 뱅앤울릅슨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삼성전자의 휴대폰 개발 노하우, 디지털 음원 처리 기술인 '아이스 앰프'의 탑재는 음질과 디자인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LG전자는 마크 레빈슨이 개발에 직접 참여한 '랩소디인뮤직폰'이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마크 레빈슨은 제품 개발 당시 LG전자와 한 팀을 이뤄 음질 향상 작업에 발벗고 나섰다.
LG전자 MC사업디자인연구소 차강희 소장은 "앞서 '프라다폰'이 명품 패션 브랜드의 이미지를 차용했다면 '랩소디인뮤직폰'은 기능 자체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며 "명품 패션폰들의 성공이 이어지며 해외 브랜드들이 먼저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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