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게 넘어갔다.
야후가 446억 달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MS가 인수 가격을 얼마나 올릴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MS가 야후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성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MS 측이 주당 31달러인 인수 제안 가격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MS가 웬만큼 성의를 보여서는 야후 이사회를 만족시키기 힘들다는 데 있다. 특히 야후 측이 내심 기대하는 주당 40달러 선까지 가격을 올릴 경우엔 인수 비용이 120억 달러 가량 더 늘게 된다.
야후 인수를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본시장에서 차입까지 하기로 한 MS로선 쉽게 결심하기 힘든 규모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MS는 적대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가면서 야후를 인수하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MS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MS가 야후 이사회를 축출하기 위해 위임장 대결(procy fight)까지 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따라서 MS측은 야후 대주주들을 자신들 편으로 끌어들인 뒤 이사회를 압박해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인수 공방 장기전으로 갈듯
야후가 446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 것은 MS가 자신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가가 하락한 틈을 따 싼 값으로 집어 삼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후는 그래픽, 배너 등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선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컴스코어 자료에 따르면 야후는 지난 해 11월 미국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18.8%를 점유, 6.7%에 그친 MS를 압도했다.
검색 광고 분야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구글 역시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 점유율은 1.0%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 야후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 역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야후 주가는 지난 8일 29.20달러로 마감, MS가 처음 인수 제안을 할 때에 비해 16%가 상승했다.
이처럼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야후의 가치를 MS가 제안한 가격보다 훨씬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 따라서 야후 이사회로선 MS를 압박할 수 있는 든든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어쨌든 야후 이사회가 MS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함에 따라 이번 인수공방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관건은 MS가 앞으로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번 공방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MS가 보유한 현금은 약 210억 달러 규모. 게다가 MS가 실리콘밸리 최고의 우량 기업인 만큼 야후 인수전은 '지불 규모'가 아니라 '지불한 의향'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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