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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XP 단종, 소비자 주권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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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연장' 요구 외면…중국선 연장영업해 '특혜 논란'

윈도XP 단종 시한이 6월말로 다가오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 정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직도 윈도XP를 원하는 일반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데다 새로 출시된 윈도 비스타 서비스팩1(SP1)의 호환성과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MS가 거대 시장인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에서는 윈도XP 기본 버전을 2010년 9월까지 공급키로 한 것으로 밝혀져 일관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스타 호환성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국내에서도 XP 단종 시한을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 배제한 '공급자' 중심의 '판매 중단'

MS가 윈도 비스타 판매에 주력하면서 XP를 조기 단종하는 것은 "공급자 중심의 이기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비스타 출시 이후의 상황은 이전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윈도XP 같은 경우 이전 버전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윈도98의 경우 지원하는 부품의 수도 한계가 있었으며 32비트 모듈에 16비트 실행 모듈이 들어있어서 컴퓨터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었지만 XP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다 보니 윈도98 버전 이후 윈도2000이나 XP로 소비자들이 교체하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던 편이다.

하지만 비스타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비스타 역시 보안 기능 등 윈도XP 버전에 포함되지 않았던 최신 기술을 탑재했지만, 98이나 ME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XP로 교체하던 수준만큼은 아니었던 것.

실제로 윈도 관련 한 전문 블로거는 "윈도98이나 ME(밀레니엄)에서 윈도XP로 넘어가는 것과 지금 XP에서 비스타로 버전을 전환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인터넷 뱅킹이나 각종 사이트의 액티브X 호환 문제 때문에 비스타를 사용하면 불편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규 구매한 비스타를 일부러 XP로 '다운그레이드'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윈도XP 단종 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 이 블로거 역시 "소비자들은 좀 더 XP를 사용하길 원하는데, 판매자들의 '시장 논리'로 XP를 판매 중지하는 것은 공급사 중심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소비자들이 원하기 때문에 XP 판매 중단 시한을 당초 2008년 1월에서 6월로 6개월이나 늦춘 것"이라면서 "오히려 지금은 PC 제조업체나 소비자 모두 보안과 멀티미디어 환경이 강화된 새로운 운영체제 비스타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3억명 중국시장서는 사실상 '연장영업?'

이런 가운데 MS가 일부 국가에서만 윈도XP 단종 시한을 늦춰 역차별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PC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은 오는 6월 이후에도 중국에서 윈도XP 홈 버전을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전 세계적으로 2008년 6월까지만 XP를 판매하고 더이상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됐으나 중국을 포함한 일부 개발도상국가를 대상으로 저가형 PC 보급을 돕기 위해 XP 기본 버전인 '스타터' 버전을 공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업체인 HP와 델의 경우 저가형 PC 위주로 XP 홈 버전을 계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으로 PC를 수출하는 국내 PC 업체들은 심지어 "올 6월 이후에도 중국에서는 윈도XP 홈 버전과 프로페셔널 버전을 탑재해 판매하는 정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계 PC 업체인 레노버와 아수스의 경우도 마찬가지. 두 회사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고 현재는 XP 홈과 프로페셔널 버전을 판매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역시 전체 PC 제품군에 XP를 2010년까지는 공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MS의 이 같은 정책은 개발 도상 국가를 위한 저가PC 공급이라기 보다 사실상 XP 영업을 연장하기 위한 지적이라는 것이 힘을 얻고 있다.

한 PC 제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PC중 저가형 PC에 XP홈 판매를 허용한다고는 하지만, '저가형'이라는 규정 자체가 모호하다"면서 "사실상 원하는 중국 소비자에게는 거의 모든 제품군에 XP 홈 버전을 탑재해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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