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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삼성, 범죄집단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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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리 의혹에 "지시한 적 없다" 대부분 부인

4일 오후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삼성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부분 부인으로 일관해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경 비서의 부축을 받은 채로 특검 사무실에 출두했다.

이 회장은 삼성 비리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부인했다.

에버랜드 사건 관련해 지시한 적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고 삼성생명 차명 재산이 상속 재산이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계열사에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했느냐에 대해서도 한 적 없다고 말했으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해 직접 보고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삼성이 범죄집단이라고 생각해 본적 없다"며 "그것을 옮긴 여러분들이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에버랜드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 관련 고소고발 사건과 비자금 조성과 사용,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직접 관여했는지, 그룹 차원의 조직적 공모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 사무실 주변에 300여명의 취재진과 시위대 등이 몰려들어 큰 혼잡을 빚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400여명이 투입된 상태다.

이날 조사는 밤 11시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처리 여부 "에버랜드 사건"이 변수

이 회장에 대한 특검조사의 핵심은 장남인 이재용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다.

특검팀은 그동안 불법 경영권 승계, 정·관계 로비, 비자금 불법 조성 등 소위 3대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헐값에 발행한 사건은 특검팀이 이 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가늠자로 분석된다.

이 사건은 지난 96년 10월 에버랜드 CB를 헐값으로 발행한 뒤 중앙일보, 삼성물산 등 기존 주주들이 CB 매입 권리를 자진 포기, 같은 해 12월 이 전무에게 배정해 삼성 경영권을 승계하게 됐다는 의혹을 말한다.

앞서 검찰은 2003년 12월 허태학, 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들을 기소해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냈으나 이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에 대해서는 수사중이라며 처벌 여부를 미뤘다.

특검팀은 최근 이 부회장 등을 소환해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CB 발행에 관여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구조조정본부가 이 회장의 의지를 실행에 직접 옮기는 직속기구인데다 CB 발행부터 인수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지시했다는 혐의를 확인할 경우 형사처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이다.

특검팀은 차명계좌를 이용한 비자금 관리 의혹과 관련, 차명계좌 개설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일부 확인했으나 그 돈이 계열사 비자금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차명계좌에 담겨 있는 수조원대의 자금이 "선대(先代)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돈"이라고 주장하는 삼성측 논리를 깨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검팀은 또 이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부분이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출석 이건희 회장의 일문일답

- 에버랜드 전환 사채 직접 지시했습니까.

"그런 기억 없어요. 그런 (계획) 없다고."

- 차명 주식이 상속 재산입니까.

"잘 모르겠네요."

- 계열사에 비자금 조성을 직접 지시했습니까.

"한 적 없어요."

-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보고 받은 적은. (침묵)

-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 범죄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범죄 집단으로 생각해 본 적 없고 그것을 옮긴 여러분이(기자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계 로비를 지시했습니까.

"그런 적 없습니다."

- 국민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여러 달 동안 소란을 끼쳐서 죄송하고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간에 그런 일이 없어야 되고...나는 그렇게 생각 합니다."

- 건강은 어떠신가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 책임을 느끼신다거나 그렇지 않습니까.

"그룹회장으로서 당연히 책임을 느끼지..."

김영욱기자 kyw@i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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