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으로 1분기 실적과 관련 국내외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50나노미터급 공정의 D램 양산 여부를 놓고 말 바꾸기 논란에 휘말렸다.
삼성전자 주우식 기업설명(IR) 담당 부사장(팀장)은 25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6나노 D램은 현재 생산량이 미미한 수준으로, 사실상 5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한 발언이다. 경쟁사인 하이닉스반도체 김종갑 사장은 최근 5월부터 54나노 공정으로 D램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삼성전자 측에서 곧바로 자료를 내고 "이미 4월부터 세계 최초로 50나노급 공정으로 D램 양산을 시작한 상태"라고 밝혔기 때문.
반도체 업계에서 미세공정은 생산량 및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60나노급에서 50나노급으로 회로선폭이 미세화되면 웨이퍼당 D램 생산량이 50%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해외 경쟁업체들이 60~80나노급 공정으로 D램을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50나노급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기술 과시에 나선 터였다.
그러나 주 부사장의 말대로라면 삼성전자가 공언한 50나노급 공정 '세계 최초 양산'은 사실과 달라질 수 있는 게 된다.
주 부사장은 통상 웨이퍼 기준 2만~3만장을 생산했을 때 정상적인 '양산'으로 본다는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돼자 "정확한 생산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일단 4월부터 56나노 양산을 시작한 것은 맞다"고 얼버무렸다.
삼성전자 측에선 4월 현재 56나노 공정의 정확한 생산량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신 "'양산'의 기준은 업체마다 다르며, 소량일지라도 생산된 D램을 고객사에 납품한다면 이를 양산 시점을 볼 수 있다"며 해명했다.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전략상 초기 생산량을 공개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으나 삼성의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D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첨단 미세공정과 관련, 삼성전자가 세계 업계가 집중하는 가운데 '오락가락' 하는 입장을 보인 것은 '오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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