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새로 지은 청주의 300㎜ 웨이퍼 팹(M11) 가동을 연기하는 한편, 기존 200㎜ 웨이퍼 생산라인들의 정리를 앞당기면서 최근 메모리반도체 시황에 대응하고 있다.
7일 하이닉스 관계자는 "M11은 아직까지 장비가 완전히 반입되지 않은 상태로, 이천 M10 공장을 보조할 수 있도록 일부 D램을 생산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또 "당초 3분기 중 가동을 중단키로 했던 청주의 낸드플래시메모리 생산용 M9 200㎜ 팹은 폐쇄 시점을 더 앞당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웨이퍼는 반도체를 찍어내는 실리콘 원판으로, 지름 300㎜ 웨이퍼가 200㎜보다 생산성 및 원가경쟁력이 월등히 우수하다. 지난 2007년부터 나타난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급락으로 200㎜ 웨이퍼 팹은 이익을 내기 어려워, 반도체 업계에서 퇴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가격 회복이 지연되면서 당초 2분기 초 가동할 계획이었던 낸드플래시 전용 M11 300㎜ 팹의 가동을 3분기 초로 늦췄다. 이어 2분기 중에도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현 시점에 물량 경쟁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이에 따라 M11 공장의 가동은 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부문에 41나노미터의 업계 최소 선폭 공정을 적용하는 4분기 또는 그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업계에서 최초로 40나노급(48나노) 공정을 도입해 M10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일부 생산하고 있으나, M11 가동이 늦어지면서 생산량은 제한적인 상태다.
하이닉스는 M9를 비롯한 200㎜ 웨이퍼 공장의 정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닉스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5개의 200㎜ 팹을 보유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 300㎜ 전환 또는 용도 변경, 매각 등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M9의 폐쇄시점을 앞당기는 한편, 중국 우시의 200㎜ 팹 C1도 CSMC에 장비를 매각키로 한 이후 300㎜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유진공장의 200㎜ 팹(E1)과 이천·청주의 M7·M8도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키움증권의 김성인 연구원은 "이르면 연내 하이닉스가 미국 E1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는 200㎜ 팹들은 가능한 빨리 정리하는 게 정답"이라고 전했다.
하이닉스 최진석 최고기술책임자(부사장)도 "최근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생산용 200㎜ 팹의 가동을 중단키로 한 것처럼, 현재 메모리반도체 시황 속에서 200㎜ 팹들은 되도록 빨리 정리하는 게 이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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