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샌디스크 인수 추진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5일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이고, 샌디스크는 디지털카메라 등에 쓰이는 플래시카드 부문에서 역시 최대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할 경우 플래시카드에 쓰이는 낸드플래시메모리를 대거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두 회사가 함께 영위하고 있는 MP3플레이어(MP3P) 및 메모리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 등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샌디스크, 주가급락으로 기업가치 추락
샌디스크 주가는 올해 들어 급락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플래시카드 가격이 낸드플래시 가격 폭락과 수요 부진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더군다나 지난 2006년 16억달러의 거금을 들여 이스라엘의 콘트롤러 전문기업 엠시스템즈를 인수, 야심차게 뛰어든 SSD 사업에선 최근 성능이 경쟁사에 미치지 못해 위기라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러한 수난으로 샌디스크 주가는 최근 15 달러 안팎으로 1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10조 원 이상에 달했던 샌디스크의 기업가치(시가총액)도 최근 3조5천억~4조 원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 샌디스크 지분은 1대 주주인 피델리티(12.1%)를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을 쥐고 있다.
기업가치만 고려했을 때 1조4천억원 정도면 샌디스크를 무난히 인수할 수 있는 상태. 과거에 비해 삼성전자엔 매력적인 인수 요건이 갖춰진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SSD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 1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업체 씨게이트테크놀로지 역시 최근 샌디스크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 공급처 확대 매력적…'미묘해지는' 삼성-도시바 관계
샌디스크는 세계 2위 낸드플래시 기업 도시바와 손잡고 절반씩 총 11조6천억 원 가량을 투자해 낸드플래시 생산용 300㎜(12인치) 웨이퍼 공장 2곳을 증설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낸드플래시 수급 및 공동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 하이닉스반도체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협력을 모색해오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하면 세계 1위 점유율을 가진 플래시카드 기업에 낸드플래시를 대거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이럴 경우 낸드플래시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도시바 간 관계가 어떻게 변화될지 흥미를 끈다. 삼성전자는 도시바에 자사 퓨전메모리인 원낸드와 플렉스 원낸드 기술을 제공하며 라이선스 관계를 맺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부터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대대적인 증설을 추진해온 만큼, 주요 고객사인 샌디스크를 쉽게 놓아줄지 관심을 모은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샌디스크가 결합할 경우 삼성전자는 MP3P 부문에서 세계 1위 애플과 격차를 적잖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SSD 부문에선 샌디스크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타 주요기업 간 성능 차이가 적잖이 벌어진 상태여서, 영업·마케팅을 제외한 기술 면에서 삼성전자가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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