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전쟁이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에 이어 모질라재단도 '프라이버시 기능'을 추가하면서 한 치 양보없는 승부를 벌일 태세다.
모질라재단은 파이어폭스 3.1 버전에 '프라이버시 모드' 기능을 덧붙이기로 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모질라재단은 오는 10월 베타 버전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익스플로러-사파리 등도 '프라이버시 기능' 지원
프라이버시 모드를 설정할 경우 사이트 방문 기록을 남기지 않을 뿐 아니라 방문했던 사이트의 쿠키들도 저장하지 않게 된다. 그만큼 브라우저 이용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주는 기능인 셈이다.
파이어폭스 개발자인 마이크 코너는 모질라 위키에 올린 글을 통해 "브라우징을 할 때 공공 영역과 사적인 영역 사이에 명확한 구분선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용자들이 스스로 사적인 영역이라고 간주하는 부분은 추적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마크 같은 것들을 위해서 방문 정보를 저장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모질라재단의 이 같은 조치는 구글이 최근 크롬 브라우저를 내놓으면서 일종의 프라이버시 모드인 '인코그니토(Incognito)' 기능을 추가한 데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우저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MS의 익스플로러에도 이 기능이 탑재돼 있다. MS가 최근 선보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베타2 버전에 '인프라이빗'이란 기능을 추가한 것.
이 외에 애플의 사파리 브라우저 역시 프라이버시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10여 년 만에 다시 불붙은 브라우저 전쟁
전문가들은 구글이 크롬을 내놓으면서 1990년대의 브라우저 전쟁을 새롭게 촉발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1995년 MS가 익스플로러를 내놓으면서 촉발된 브라우저 전쟁은 당시 터줏대감이던 넷스케이프의 처참한 패배로 끝이 났다. 당시 MS는 넷스케이프를 쫓아내기 위해 윈도 운영체제에 끼워팔기를 했다는 혐의로 반독점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10년 여 만에 재개된 브라우저 전쟁을 그 양상이 사뭇 다를 전망이다. 이제 브라우저는 운영체제에 버금가는 기본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10년 전 MS와 겨뤘던 넷스케이프는 브라우저 하나만 갖고 있었지만 이번에 도전장을 던진 구글은 인터넷 세상의 지배자를 꿈꾸고 있다. 따라서 MS가 쉽게 물리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여기에 어느 새 점유율 20%선에 도달한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 역시 만만찮은 내공을 보여주고 있어 '브라우저 삼국지'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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