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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LCD 업계 불황기 터진 과징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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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삼성 포함 한·미·일·EU 연속 제재 가능성

국내 LG디스플레이(LGD)가 미국 법무부로부터 4억달러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을 비롯해,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업계가 담합 '후폭풍'에 휩싸일 조짐이다.

이번 담합 제재는 업계가 불황기에 접어든 시점에 터진 데다, 미국 외에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에서도 추가 제재가 나올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샤프, 대만 청화픽처튜브스(CPT)는 미국 법무부와 총 5억8천500만달러의 과징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1년~2006년 업계가 담합한데 따른 결과로 LGD가 4억달러, 샤프가 1억2천만달러, CPT가 6천500만달러의 과징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이번 건과 관련한 제재는 3개사 외에 삼성전자, 대만 AU옵트로닉스(AUO),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 등 거의 대부분의 LCD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이어 나올 수 있는 상태다.

게다가 미국은 물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일본, EU의 당국에서도 조사를 실시하는 중이어서 과징금 '폭탄'이 계속해서 터질 수 있어 주목된다.

업계와 한국 공정위에 따르면 앞서 각국 담합 조사기관들은 한국과 일본, 대만의 LCD 기업들을 대상으로 긴밀한 협조 하에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LCD 생산설비를 갖춘 제조사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협의해 TV나 노트북, 모니터 등 세트 제조기업들에 가격을 제시했다는 혐의에 따른 것.

무엇보다 LCD 산업이 하반기부터 수요 위축에 따른 불황에 접어든 시점에서 과징금 부과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기업들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실제 LCD 가격은 경기침체와 함께 지난 상반기 말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11월 현재 노트북 및 모니터용 제품 가격은 원가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3분기 업계 1~3위의 삼성전자, LGD, AUO, 그리고 일본 샤프의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대만 CMO, CPT 등은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들이 소폭 생산량 줄이기에 나섰고, 대만 기업들은 40%에 가까운 감산을 실시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내년 초 비수기를 앞두고 가격이 반등하긴 어려운 시점이다.

매출 규모 등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은 LGD는 전액을 2008회계연도에 반영키로 했다.

지난 3분기 전 분기 대비 71%나 감소한 2천5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LGD는 4분기 적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4분기 가격 급락의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번 과징금 반영으로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기업들에 비해 고객 기반이 약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니터·노트북용 LCD에 집중하고 있는 대만 기업들의 경우, 과징금 '악재'에 더 휘청거릴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만 정부는 줄줄이 적자를 내고 있는 자국 LCD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에 비해 환율 및 가격 부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일정 수준의 금융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D 관계자는 "이번 미국 반독점법 위반 조사 종결로 거래선과 관계 및 향후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정도경영에 매진하는 한편, 고객들에 최상의 제품을 공급하는 등 평소와 같이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측은 "현재 미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LCD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건과 관련한 담합에 대해선 각국 경쟁 당국이 나름의 판단에 따라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며 과징금 부과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미국이 담합에 대해 가장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만큼, 여타 국가의 과징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 기대하는 모습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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