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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40억미만 정부 IT사업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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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기업하한제 등 강행, 업계 반발

지식경제부가 19일 관보를 통해 대기업 입찰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소프트웨어 산업 관련 시행령 4개를 고시했다.

▲대기업 사업 참여 제한 ▲하도급 적정성 판단 기준(제정)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 요령(제정) ▲소프트웨어 사업자 신고 요령(개정)이 그 4가지로, 이는 지난 9월 본격 발효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 및 최근 지경부가 발표한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 방안의 세부 시행 수칙을 고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매출액 8천억원 이상의 대기업은 정부에서 발주하는 공공 정보화 사업이 4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참여할 수 있다. 매출 규모별로 사업 참여 제한을 둠으로써 소규모 IT 서비스 업체들의 사업 참여 기회를 늘리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정부의 취지다.

지경부 소프트웨어산업과 이상훈 과장은 "이번 정책으로 인해 규제를 받는 기업은 단 몇 곳에 불과한 반면 이로 인해 약 2천300여개 중소기업이 적어도 수천만원씩의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다"며 "이는 권투 시합을 할 때 정당하고 공평한 경기를 위해 체급을 나누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 요령은 지난 9월 공식 발표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추후 고시하겠다는 법안에 따라 고시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은 앞으로 학-경력 등을 인정받으려면 국가에서 지정한 기관을 통해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경력 사항을 등록해야 하며 이력이 발생할 때 변경 등록도 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프리랜서나 중소기업의 기술자들도 안심하고 경력관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적정한 하도급 수준에 대한 기준도 이번 고시에 포함됐다.

◆업계 "정부가 대기업과 원수진 것 같다"

이번 고시를 두고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수혜 기업으로 여겨지는 중견·중소기업까지 모두 '얻을 게 없는 정책,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입을 모으면서 앞다퉈 정부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지경부가 관보 고시를 통해 대기업 입찰 하한제를 못 박은 것은 업계의 반발에도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정보학회 소속 한양대학교 한현수 교수는 "이번 정책을 보면 정부가 대기업과 무슨 원한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 정도로 기업에 이유없이 적대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지경부 이상훈 과장은 "정부는 사회적인 메커니즘을 믿고 있으며, 이에 근거해 기업들이 다같이 잘 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구조적인 열악함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는 것이 이 과장의 설명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 요령에 대한 고시도 관련 논란을 재점화 시키고 있다.

기술자 신고제도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의 입법 예고안에서는 의무 조항이었으나 이후 업계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원하는 기술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선택 조항으로 변경됐다.

◆업계-정부 시각차 커 논란 커질듯

그러나 업계 및 개발자 커뮤니티 등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사업 참여시 경력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명기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강제 규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이 역시 시행을 놓고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

특히 고려대 법학과 김기창 교수는 "소프트웨어 기술자의 개인 경력 및 정보 등을 국가에서 일괄 등록, 관리한다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IT 서비스 업체 임원은 "정부 정책에 무조건 반발하지는 않는다. 이번 고시 내용 중에서도 하도급 적정성에 대한 기준은 우리 모두 수긍하는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정책 수요자들의 거센 반발이 있는데 정부가 무슨 이유로 정책을 강행하려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부가 국민과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것인가"라며 개탄했다.

지경부 이상훈 과장은 이에 대해서도 "결국 공공시장에 대한 것인데, 이 시장은 시장의 18%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2%는 민간시장"이라며 "민간 시장에 대한 균형잡힌 논의도 이뤄져야 하는데 이곳에서의 불합리한 사업 행태는 두고 18%의 공공 시장에 대한 정책만 왈가왈부 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정부와 업계의 시각차가 커, 2009년 시행을 앞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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