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오픈마켓 11번가(www.11st.co.kr)의 상황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이베이의 G마켓 인수 때문이다.
더구나 대기업들의 실패사례가 유독 많았던 곳이 바로 오픈마켓 시장이었다.
16일 이베이가 오픈마켓 1위 업체 G마켓 인수를 공식화하자 11번가는 수심에 잠긴 모습이다. G마켓과 2위업체 옥션(이베이의 자회사) 두 회사를 합한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무려 87.2%.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약 40%에 이른다.
오픈마켓은 그간 '대기업의 무덤'이라고 불려왔다. CJ(홈쇼핑)의 엠플, GS(홈쇼핑)의 GS이스토어가 진출 2년여 만에 모두 문을 닫았다. 선발 주자인 G마켓, 옥션 두 업체의 벽이 너무 높았던 것.
11번가는 지난 해 2월 개점하면서 SK텔레콤의 자본을 딛고 온라인뿐만 아니라 모바일, IPTV 등 뉴 플랫폼을 통한 장기 전략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졌다. 그러나 시장에서 채 자생하기도 전에 예상치 못한 큰 변수를 맞은 셈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거래액 1조원대 중반을 예상할 정도로 나름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두 회사와)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 돼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11번가는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거대 독과점을 우려했다. 판매자의 수익률 저하와 소비자의 가격부담 등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 승인에) 수수료율 인상 금지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끼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마켓은 2007년 11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입점판매자가 경쟁사업자인 엠플과의 거래를 중단하도록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억3천500만원의 과징금을 부여받은 바 있다.
또 G마켓과 옥션이 오픈마켓 사업 모델 초창기에 마음껏 시장을 개척하며 휘젓고 다닐 수 있던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할 때, 선점 업체의 벽, 정부 규제 강화 등 쉬운 상황이 하나도 없다.
회사 관계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마케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올해 SK텔레콤에서 분사할 예정에 있다. 이베이의 G마켓 인수가 11번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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