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제기한 선거구 제도,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민주당이 조심스러운 환영의 입장을 내놓았다.
정세균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말잔치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관심을 갖고 봐야 할 것은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과 정치개혁 제안"이라면서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지역주의 해소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여러 방안을 내놓은 바 있어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행정구역 개편은 총론의 합의는 쉽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서둘러서는 안될 문제"라면서도 "이미 국회에서 구성된 특위를 통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제안이 현재 미디어법 정국을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 아닐지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대표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정치 복원과 여야 신뢰 회복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현 여권은 작년부터 수십 건의 MB악법을 밀어붙여 신뢰를 완전히 실종했다"면서 "여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당의 선행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이 제안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어려움에 처한 자신들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이벤트용, 업적용으로 쓰이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구역 개편, 선거구 제도 개편 등을 야당의 등원을 촉구하려는 목적으로 쓴다면 한심한 발상"이라고 했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 주장과는 무관하게 언론법 날치기 처리에서 파생된 지금의 국면은 한나라당이 먼저 풀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이 대통령의 제안이 진지한 것이라면 언론법 국면의 해법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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