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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신사업 제동걸린 한컴, '오피스'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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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대표 김영익)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독점하고 있는 오피스 소프트웨어(SW)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컴의 강점인 '오피스' 제품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것.

김영익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10일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으로 돌아가자"며 "잘할 수 있는 것에 더 투자하는 게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가 27만원에 해당하는 제품을 개인에 한해 3만6천원에 판매하고, 차기 버전 오피스도 무상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것. 또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체험해보지 못한 사용자를 위해 차기 오피스 버전인 '한컴 오피스 2010'에 대해 출시 전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김영익 대표는 줄곧 '오피스'를 강조하며, 기존 주력 제품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올 초 한컴이 셀런계열에 인수되기 전 '오피스' 이외에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오픈소스SW(OSS) 등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전략과는 차이가 있어 주목된다.

특히 한컴이 셀런계열에 인수되고, 지난 7월 셀런에스엔의 김영익 대표가 한컴 대표로 온 후 가진 첫 사업전략 발표회에서 '오피스'를 강조한 것은 한컴 사업 방향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피스SW' 중심 조직 개편…SaaS·OSS는 후순위로

최근 한컴 조직도 대대적인 손질을 하고 있는데, 과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등을 별도의 사업부서로 두고 신사업으로 키웠던 것에 반해 현 통합 조직은 오피스 부문만을 별도로 분리했다.

OSS나 씽크프리 등의 웹오피스(SaaS), 넷북·휴대인터넷기기(MID) 등의 모바일 운영체제(OS) 등은 모두 하나로 묶어 신사업부에 포함시켰다.

이는 셀런계열과의 합병을 통해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주변 예상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이렇다 보니 신사업에 대한 전략 부재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한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오픈소스 제품인 '마이SQL', '글래스피시' 등을 국내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오라클의 썬 인수 합병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라 한컴의 OSS 사업에 얼마나 시너지가 돼 줄지는 의문인 상황.

김수진 한컴 전무는 "썬과의 계약은 오라클의 썬 인수 발표 이전에 이미 계약한 부분"이라며 "한컴이 오픈소스 스택을 갖추는 데 있어 일부 빈 영역이 발생해 협력한 것이며, 오픈소스 라인업을 갖출 수 있어 영업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합병전 한컴이 차기 성장동력으로 야심차게 내세웠던 웹오피스 시장에 대한 입장도 달라졌다.

최근 웹오피스 시장은 구글, MS 등이 뛰어들면서 관심이 뜨거운 분야. 국내에서는 한컴이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세계적으로 웹오피스를 가장 먼저 출시했고, 현재 비즈니스를 지속하고 있지만 웹오피스는 무료 추세고, 기능상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은 패키지 SW라 보고, 이 시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래아한글'의 장점을 확대한 오피스SW에 충실하겠다"며 "한컴의 주력인 오피스를 다시 보고, 이를 통해 확장 전략을 펼치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단순 패키지 SW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전사적자원관리(ERP) 및 그룹웨어 연동을 통해 기업 시장에 깊숙히 침투하겠다는 전략이다.

◆개인용 시장 진출 성공 미지수…구체적 전략 필요

관련업계는 한컴이 '오피스'로의 회귀를 선언한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우선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름잡고 있는 국내 '오피스' 시장 파이를 되찾기 위해 한컴이 오피스 시장에 재차 도전장을 내민 만큼 보다 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오피스 시장은 총 2천35억원으로 이중 82%를 MS가 점유하고 있다. 한컴은 나머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컨설팅 강화'를 시장구도를 변화시킬 만한 획기적인 방안으로 내세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다. 한컴은 몇해 전 예스(YESS)라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통해 컨설팅과 시스템통합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개인용 오피스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해 9월 한국MS도 '윈도 정품 혜택 알림'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정품 SW를 시중 가격의 절반에 제공하는 캠페인을 실시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SW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개인용 시장에서 정품 SW의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가격 정책 뿐만 아니라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사회적 제도와 인식 변화가 전제돼야하기 때문. 이밖에 한컴 오피스 제품과 MS 오피스와의 호환성 확보, 차별화된 기능 제공 등의 문제도 선행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컴의 사업 방향에 대해 "웹오피스와 OSS 사업은 전세계적으로 한컴이 앞서고 있는 분야였는데, 조직 통합에서 후 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익 대표는 "국내 불법 SW 피해 1위가 바로 '아래아한글'이라는 점에서 저렴한 가격의 개인용 오피스 제품 출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OSS, 모바일 OS 등의 사업은 지속할 것이며, 컨버전스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구조와 신성장동력에 대해서 계속 연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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