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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파수 할당 연기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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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예측 가능성 vs 정책의 실효성 공방 가열

정부가 연내 할당하기로 했던 800㎒·900㎒대 주파수와 2.1㎓ 주파수의 할당을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저주파수 할당시 도입을 검토했던 '주파수 경매제' 도입 근거가 담긴 전파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을 뿐 아니라,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상황을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당초 계획과 달리 저주파수 할당을 늦출 경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약속을 지킬 것이냐, 주파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것이냐가 고민인 것이다.

◆이통 경쟁상황 전망 어려워...합병에 신규사업자 가능성까지

지난 해와 올 해 초까지만 해도 방송통신위원회는 연내 800㎒~900㎒에서 40㎒의 대역폭을 신규·후발 사업자에게 할당하고, 2.1㎓ 대역의 20㎒ 대역폭을 신규사업자에게 할당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봤다.

국회에서 경매제법(전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장경쟁상황과 기술발전 추세 등을 종합 검토해 ▲대가 할당이냐 경매냐를 정하고 ▲기술방식과 ▲할당대가 및 할당 조건 등을 정해 개별 사업자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이동통신시장은 빅뱅의 한 가운데 있다. KT-KTF 합병에 이어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이 내년 1월 1일 합병을 공식화했고, 와이브로 신규 사업자 출현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유무선 시너지가 큰 3강체제로 정리되느냐, 제4 통신사가 출현해 '텔코2.0 시대'를 향한 개혁을 시작할 수 있을 지 불명확한 것이다.

연내 할당할 경우 3개 주파수에 3개 준비사업자라는 구도도 정부에 부담이다.

방송통신위 관계자는 "경매제로 더 많은 할당대가를 받기 위해 저주파수 할당을 미루려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주파수도 3개 (800㎒, 900㎒, 2.1㎓) 준비사업자도 3개(LG텔레콤, KT, SK텔레콤)인 속에서 원만한 할당이 이뤄질 지 걱정되는 측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서비스 활성화와 연계돼야...와이브로 활성화도 고민

주파수 정책이 서비스 정책과 별개라는 얘기도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서비스 활성화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고 본다. SK텔레콤에 와이브로 주파수(2.3㎓)를 줬지만, 3년이 지난 지금 5억6천만원의 누적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주파수를 나눠주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경쟁사에 주파수가 돌아가지 않게 하려는 '보험용'이 아니라, 서비스를 잘 할 수 있는 사업자에 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800㎒·900㎒대 주파수와 2.1㎓대 주파수가 '3G이상'으로 연내에 할당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통신업계에서는 LG텔레콤과 KT, SK텔레콤 등은 CDMA리비전B, HSPA에볼루션(+)부터 투자하기 시작해 결국 롱텀에볼루션(LTE)어드밴스드로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LTE어드밴스드의 경우 4G에서 경쟁하는 와이브로(모바일와이맥스)와 달리 표준화가 늦어 2013년 이후가 돼야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만큼, 황금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2011년 7월 이후에는 LTE로 가는 중간단계에 투자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4G 시장에서 LTE어드밴스드와 경쟁하는 토종기술인 와이브로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어, 방송통신위 일각에서는 800㎒·900㎒대 주파수와 2.1㎓대 주파수를 '4G'로 할당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럴경우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이나 앱스토어 등 무선데이터 통신 급증에 대비하려면,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적합한 와이브로에 투자할 가능성이 커진다. 2011년 7월이후 당장 LTE어드밴스드로 투자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주파 등에 대한 기술방식을 '4G'로 하는 것은 기술중립성과 배치돼 논란이다.

◆예측 가능성이냐 실효성이냐

KT와 SK텔레콤의 3세대(G) 이동통신 가입자는1천140만명, 1천200만명 정도다. 이들이 2.1㎓ 대역에서 사용중인 대역폭은 각각 20㎒대인 데, 곧 수용가능한 가입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통3사 중 가장 연내 할당을 원하는 LG텔레콤 조차 연내로 저대역 주파수가 할당되지 않으면 서비스가 중지되는 상황은 아니다.

통신회사들은 그보다는 신규서비스를 기획하거나 투자계획을 만드는 데 예측가능성이 있으려면, 황금주파수에 대한 연내 할당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저주파수 등의 할당시기나 기술방식 문제는 정부가 약속했던 일정을 지키느냐, 아니면 지금이라도 주파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를 꾀하느냐의 문제"라면서 "연내 할당하고 나면 와이브로처럼 문제가 생겨도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별로 없을 것 같고, 그래서 내년으로 미루려면 연기하려는 이유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제대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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