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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무선 데이터 요금제 인하 시도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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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무선인터넷 생태계 복원 차원에서 고심

한나라당과 정부 일각에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요금제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동통신 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당정협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해 이동통신 요금인하 과정과 엇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중인 이동통신3사의 무선인터넷 부당과금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모바일 인터넷 생태계를 확 바꿀 스마트폰을 대중화시키려면 '요금 폭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없앨 필요가 있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이통사의 망투자 의욕을 없애 막 꽃피는 콘텐츠 시장을 죽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한나라당과 관련 부처,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무선인터넷 활성화 차원에서 스마트폰 요금 인하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나라당 문방위 일각에서도 데이터 요금인하를 위해 방통위와 협의한 뒤 당정협의를 거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새로 만들거나, '모든 모바일 단말기의 무선인터넷 요금을 통합' 하는 등 요금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아이폰이나 옴니아 같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는 데 요금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데이터 통화료 인하 문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데이터 통화료를 낮추겠다는 것은 정책 방향이지, 구체적인 안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방통위는 이와관련 최시중 위원장에게 지난 30일 '무선인터넷 활성화와 생태계 복원'관련 전략을 보고하면서,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보고는 세계적으로 진행중인 모바일 생태계 전쟁을 살피면서, 우리나라의 서비스 전략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이뤄졌다.

애플의 맥과 노키아의 심비안,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 NTT도코모의 아이모드가 가진 장점과 단점을 분석한 뒤 자체 운영체계(OS)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전략이 유용한 지 알아보자는 취지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콘텐츠가 훨씬 중요한 데,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통신사업자가 플랫폼과 서비스를 독점 공급해 왔기 때문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폰 요금제 역시 모바일 생태계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요금제 개편 자체보다는 음악이라는 콘텐츠에서 아이팟을,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에서 아이폰 앱스토어를, e북과 게임에서 태블릿PC를 고안해 낸 애플이나 개방 방식을 쓰면서 음성 인식 기술에 집중하는 구글 등의 틈바구니에서 제2의 NHN이나 엔씨소프트는 어떤 방식으로 탄생할 수 있을 까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바일 게임이나 한글 음성 검색에 주목하고 있으며, 요금이 스마트폰 대중화에 걸림돌이 돼 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개방과 상생으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키우자는 데는 이동통신 회사들도 공감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와이파이를 타사 가입자에게도 개방하겠다고 했고, 장기적으로 모든 모바일 단말기의 무선인터넷 요금을 통합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스마트폰 요금제 개편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데 대해서는 우려감이 크다.

이통사 관계자는 "무선인터넷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요금제 개선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지난 해 (정부주도로) 도입된 '정보이용료+데이터통화료' 통합요금제때문에 콘텐츠업체(CP)들이 어려움을 하소연 하듯이 요금은 정부주도가 아니라 시장 경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문방위 권신일 전문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가계통신비 20%인하와 관련 음성전화쪽은 대체적으로 성공했지만,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은 여전히 비싸다"면서 "2월 국회를 시작으로 방통위와 협의한 뒤 당정협의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너진 대한민국 휴대폰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무선인터넷 시대에 제2의 NHN과 엔씨소프트를 만들어 IT강국으로 재도약하려면, 통신사들의 차세대 망투자와 함께 스마트폰 대중화와도 관련있는 데이터 요금 정책은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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