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3D TV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인터넷TV서비스에 나선 가운데 이 서비스가 기존 KT나 SK브로드밴드, 통합LG텔레콤 등 통신사업자가 제공중인 IPTV와 유사해 장차 적잖은 논란이 될 조짐이다.
당장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의 경우 IPTV가 유료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모델인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를 구매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자는 정부 허가를 받아 하는 서비스지만, 후자는 등록만 하면 된다.
더욱이 인터넷전화가 TV의 기본 기능이 되고 양측 모두 TV용 앱스토어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서비스 모델은 더욱 유사성을 띨 전망이다.
서비스 이용에 따른 트래픽이 늘어날 경우 망중립성 문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교통정리할 법적 근거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공하거나 준비중인 VOD 형태의 인터넷TV서비스가 기존 IPTV 사업자의 서비스와 유사성을 띠면서 사업모델 및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터넷TV서비스는 TV에 인터넷선을 연결해 동영상,온라인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통상 '브로드밴드TV'로 불린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TV로 세트업체가 제공하는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인터넷TV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당시에는 날씨, 증권 등 기본 콘텐츠 제공에 그쳤다. 그런데 최근 3D TV 출시와 함께 콘텐츠를 대폭 강화, 영화는 물론 SBS와 KBS 드라마 및 예능, EBS 수능 등 지상파 콘텐츠까지 VOD 방식으로 제공한다.
LG전자도 이달 풀(Full) 3D LED TV를 출시하면서 인터넷TV 서비스에 나선다. 당장은 스포츠, 여행, 동화나 유튜브(YouTube) 동영상, 구글 웹 앨범 피카사(Picasa)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빠르면 6월께 VOD 등까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 VOD 서비스는 KT의 '쿡TV'나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TV', 통합 LG텔레콤의 'myLGtv'의 VOD 중심 서비스와 유사하다. 현재 이들 3사는 VOD를 통해 지상파 드라마나 연예, 영화를 제공중이다.
이와 다른 실시간 방송서비스는 별도 요금체계로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VOD 서비스만 보면 아직까지는 콘텐츠 수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와 통신업체의 서비스가 매우 유사한 셈이다.
그러나 유사 서비스임에도 서비스 제공에 따른 법적 근거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통신업체의 IPTV는 정부 허가대상이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와 별개로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월 적게는 1만원 많게는 2만원(세트할인 등 제외)을 받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종의 부가통신사업자로 실시간을 제외한 VOD 서비스는 정부 신고만으로 가능하다. 서비스도 무료다.
◆결국에 만난다? 세트업체-통신업체 예의 주시
더욱이 삼성전자나 LG전자는 TV에 스카이프를 탑재, 인터넷전화를 제공하고, TV '앱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통신업체가 제공중인 인터넷전화가 TV의 기본 기능화 되는 셈이다.
또 앞으로 콘텐츠는 휴대폰과 PC, TV 등 여러 네트워크와 단말기에서 동일하게 제공된다는 점에서 애플리케이션에 가깝다.
이에 따라 뒤늦게 앱스토어 구축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통신업체들은 앞으로 콘텐츠 유통의 주도권을 놓고 운용체계(OS)업체, 휴대폰업체는 물론 TV업체와도 경쟁해야하는 형국이다.
실제 통신업체들은 이같은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인터넷TV 서비스 등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터넷TV 등장이 유료 IPTV가입자 이탈로 이어지거나 서로다른 허가체제 및 요금문제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망중립성 등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삼성이나 LG전자의 인터넷TV 서비스가 우리 서비스모델에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LG전자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유사한 형태로 볼 수도 있겠지만, 세트업체와 서비스 업체의 서비스방향이 같을 수는 없다"며 "망 중립성 문제 등을 포함해 실시간 서비스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스마트사업팀 등을 꾸리며 의지를 보이고 있는 LG전자도 인터넷TV와 관련구체적인 내용은 언급을 꺼리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같은 계열인 LG텔레콤에서 IPTV 등 사업을 하는 만큼 이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앱스토어, VOD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져갈지 등은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의 인터넷TV가 KT의 쿡TV와 충돌해도 현행법상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등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산업별, 사업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추세지만 법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현행 IPTV법은 IPTV를 '실시간 방송'으로 규정하고 있어 VOD 중심의 인터넷TV 서비스는 문제 되지 않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의 기술적 추세를 반영해 법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최근의 디지털 기술발전 등에 맞춰 연내 IPTV 등 관련법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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