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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시장, x86 기세…유닉스 조금씩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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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쯔-MS 등 인텔 아이태니엄과 협력 와해

서버 시장에서 기업의 핵심 업무용 전산시스템으로 군림해온 '유닉스'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x86 서버 기세에 조금씩 밀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텔과 AMD가 각각 8코어와 12코어의 고성능 x86 프로세서를 출시함에 따라 x86 서버가 유닉스와 경쟁할만한 성능과 안정성을 갖추게 됐다.

일부 서버 관련 업체들은 향후 인텔과 아이태니엄 협력을 중단할 계획이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가시화 되면서 x86 서버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후지쯔-MS 등 "아이태니엄 채용 안해"

최근 몇몇 IT 업체들과 인텔 사이에서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관련 협력이 와해되고 있다. 아이태니엄 진영은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의 45% 가량 차지하고 있는 주요 축이다.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의 주요 진영들은 인텔 아이태니엄, IBM 파워, 스팍 계열로 구분된다.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를 채용하는 서버업체는 한국HP와 한국후지쯔 등이 있으며 스팍 계열 서버 업체로는 한국후지쯔 및 한국썬이 있다.

이 가운데 한국후지쯔가 앞으로 아이태니엄 기반 서버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후지쯔는 이달 아이태니엄 기반 유닉스 서버였던 '프라임퀘스트'에 인텔 x86 프로세서인 '제온7500(코드명 네할렘-EX)'를 탑재한 신제품 '프라임퀘스트1800E'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후지쯔 관계자는 "네할렘-EX의 성능이 크게 개선돼 유닉스에 필적할만하다"며 "앞으로 나올 프라임퀘스트 신제품은 인텔의 제온 프로세서가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으로 기존 유닉스 고객이던 병원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후지쯔는 스팍 계열 유닉스 서버 제품은 계속 내놓을 방침이다.

국내 아이태니엄 기반 유닉스 시장은 대부분 한국HP가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후지쯔가 더 이상 아이태니엄을 채용하지 않는다 해도 아이태니엄의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서버 업체가 x86 서버를 기존 유닉스 시장 공략용으로 본격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아이태니엄에 서버 운용체계(OS)를 지원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도 차기 OS 제품부터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MS의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인 'SQL 서버'도 차기품부터 아이태니엄 지원을 하지 않는다.

현존 윈도 서버 OS 제품 중 최상위 버전인 '윈도 서버 2008 R2'까지만 아이태니엄 서버에 탑재가 가능하다. 앞서 레드햇도 리눅스 OS에 아이태니엄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향후 아이태니엄 서버에서 구동되는 OS는 HP의 'HP-UX'와 '오픈VMS'만 남게될 예정이다. 즉 국내에서 아이태니엄 서버는 한국HP만의 비즈니스가 되는 셈이다.

한국MS 관계자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가 안정성과 가용성 면에서 더 이상은 매력적이지 않다"며 "x86 프로세서가 향상됐기 때문에 아이태니엄 지원은 투자대비 효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닉스 쏠림 현상은 국내 시장만의 특성"이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대세...x86 성장 잠재력 커

사실 x86 서버가 유닉스를 누르고 대세가 될 것이라는 말은 수년전부터 나왔지만 현실은 달랐다. 국내 기업 고객들에게는 핵심 업무용 시스템으로서 x86 서버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서버 업계의 큼직한 먹거리는 주로 금융권의 '차세대 프로젝트'였다. 주요 은행 및 증권사들이 연이어 많게는 수천억 규모의 전산 선진화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유닉스 서버 제품들이 대량으로 공급됐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권은 유닉스를 x86으로 다운사이징하는 일이 흔치 않다.

하지만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가 거의 완료된 현재 서버 업계 주요 타깃은 통신·미디어 분야로 옮겨졌다. 스마트폰 및 IPTV 수요 증가로 인한 웹 트래픽 폭주 등을 해결할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버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주요 통신사 중 하나가 스마트폰용 콘텐츠를 저장할 IT 인프라를 클라우드컴퓨팅 기반으로 구축 중에 있다고 한다. 또 KT는 클라우드컴퓨팅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은 주로 x86 서버 기반으로 구현된다.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의 경우 더 그렇다. 클라우드 구현 주요 기술인 '가상화'를 제공하는 업체인 VM웨어도 x86 서버용 가상화 기술을 제공하며 유닉스 기반은 없다.

앞으로 x86 서버는 통신분야 등의 클라우드컴퓨팅 수요를 통해 성장잠재력이 크지만 유닉스는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 이후 큼직한 먹거리가 줄어든 셈이다.

기존 유닉스 고객의 교체 수요가 있겠지만 강화된 성능을 무기로 이 시장을 침투하겠다는 x86 진영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버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저사양 유닉스 제품을 x86으로 전환하는 고객은 어느정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고객들은 아직도 보안, 안정성, 연속성 등에서 유닉스를 x86보다 신뢰하며 국내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x86 다운사이징 수요가 늘긴 하겠지만 우리나라는 더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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