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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SKT 실적, '그 놈의 보조금'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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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분의1 마케팅에 '펑펑'…설비 투자 실적은 초라

SK텔레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실적 예상치를 밑돌았다. 마케팅 비용이 지난 분기보다 무려 30% 가량 증가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 회사가 29일 금융감독원에 잠정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10년 1분기에 매출 3조182억원, 영업이익 4천805억원, 당기순이익 3천21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4천800억원 수준에 그쳐 평균 실적을 밑돌았다. 이는 증권가의 보수적인 실적 예상치보다도 200억원가량 하회하는 수준이다.

당초 증권가는 SK텔레콤이 아이폰과의 경쟁 격화로 영업이익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저 5천억원 수준은 방어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분기 마케팅 비용 8천억원 쏟아부어

SK텔레콤은 지난 2009년 4분기와 2008년 4분기 등 연말 요인을 제외하고는 줄곧 5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왔다. 6천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때도 매년 한 두 분기씩 있을 정도다.

지난 해 4분기에는 SK네트웍스의 전용선을 사들이면서 이로 인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4천400억원 수준의 영업익을 달성하는데 그쳤지만, 이는 특수 상황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1분기에 이처럼 영업이익이 떨어진 것은 전국을 스마트폰 열풍에 몰아넣은 '아이폰 대응'이 1차 이유로 풀이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SK텔레콤의 영업비용 분석을 보면 마케팅 수수료가 전년 동기대비 30% 늘어났다. 총 8천30억원으로 매출액의 28%에 이른다.

특히 신규가입자 유치에 대부분 사용되는 '모집수수료'가 지난 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무려 57% 늘어난 5천430억원을 집행한 점이 눈길을 끈다.

모집 수수료를 '보조금'이라고 100%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거의 대부분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단말기 보조금 등으로 활용되는 것이 관례다.

때문에 SK텔레콤은 1분기에 전체 매출액의 18%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조금으로 활용했다고 보여진다.

반면 기존 가입자 수성을 위한 관리 수수료 및 유지 수수료는 각각 1천110억원 및 1천490억원을 집행해 전년동기보다 110억원 가량 적게 썼다. 9.6% 정도 줄어든 수치.

상대적으로 기존 고객 수성을 위한 마케팅보다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 더 많은 비용을 집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 전년대비 90% 감소

소모적으로 집행한 마케팅 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비투자(CAPEX) 실적은 초라하다.

이 회사의 1분기 투자지출 부문 중 통화품질 및 서비스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 투자는 55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에 3천180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투자에 부진한 것이 아닌, 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할당 및 사업자 선정 과정이 늦어지면서 부득이하게 투자가 연기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 및 사업자 선정이 불과 이틀전(27일)에 공고됐다. 이 계획이 정해져야 설비 투자도 할 수 있었는데, 어쩔수 없이 설비투자를 '기다리는' 입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지난 해 1분기에는 WCDMA 가입자가 꾸준히 늘면서 이에 대한 설비 투자가 지속됐지만, 올해는 WCDMA 부문 투자가 대부분 완료돼 차세대 망 투자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분기와 3분기에 미뤄뒀던 설비투자가 본격 진행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한 감가상각비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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