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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SW 시장 살벌한 사냥터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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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오라클-SAP, 기업용 업체 인수 경쟁 가열

글로벌 IT 기업들이 경쟁 IT 기업들을 꿀꺽꿀꺽 먹어 치우고 있다. 몇 해 지켜보다가 제법 잘 나간다 싶으면 여지없이 인수 리스트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에게 필요한 DNA를 갖출 수만 있다면, 당장의 인수 자금이 얼마냐는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용 시장을 놓고 격전을 치르는 글로벌 기업들은 즉시 투입이 가능한 전력을 확보하고, 경쟁사의 똘똘한 IT 기업 인수를 막는 안전장치로 기업인수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들어 '인수' 관련 소식으로 화제인 IBM과 오라클, SAP 등 세 회사가 지난 2006년 이후 인수한 기업만 8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방식은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기업들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샘 팔미사노 IBM 최고경영자(CEO) 및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오는 2015년까지 한화 약 22조5천600억원에 해당하는 200억 달러를 기업 사냥에 쓰겠다고 밝혔다. 팔미사노 회장은 이를 통해 오는 2015년 주당순이익(EPS)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20달러로 높이겠다는 것.

IBM은 고부가가치를 내는 소프트웨어(SW), 서비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그룹으로부터 PwC 컨설팅을 35억달러에 사들이며 회사 자체를 하드웨어 기업에서 컨설팅 및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바꿔버렸다.

한국IBM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IBM이 사들인 기업은 총 55개에 이른다. 지난 2006년 이후만 보더라도 28개 기업을 사들였다. 특히 정보관리 및 분석 SW분야, 최근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 분야 인수가 눈에 띄고 있다.

올해들어 클라우드컴퓨팅 전문기업 캐스트 아이언 시스템즈(Cast Iron Systems), 의료기관 및 공공기관 데이터통합 소프트웨어 기업 이니세이트시스템(Initiate Systems) 등 3곳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비즈니스 프로세스관리(BPM) 분야의 롬바르디(Lombardi)를 비롯해 통계분석 솔루션회사 SPSS 등 5곳을,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아이로그, 인포다인 등 20곳을 인수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간다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SAP 역시 모바일플랫폼 및 데이테베이스 전문기업 사이베이스(Sybase)를 약 6조6천400억원(58억 달러)에 인수한다고해 IT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SAP가 적극적으로 기업 인수에 나선 것은 실적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빌 맥더멋 공동 CEO가 인수를 통해 성적만회를 기대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SAP가 지난 5년동안 인수한 기업은 이번에 발표한 사이베이스를 제외하고서도 19개에 달한다. 기업인수에 조심스럽다는 SAP조차 알고 보면 '아직도 배가 고픈' 기업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 회사는 가장 최근인 지난 4월 환경보건 솔루션 기업 테크니데이터(TechniData)를 비롯해 2009년 3곳, 2008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3~6개 가량씩을 인수했다. 지난 2007년에는 68억 달러를 들여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분야 전문기업 비즈니스오브젝트를 인수해 이목을 모은 바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부문의 선두권을 달리던 오라클은 지난해 글로벌 톱 3 하드웨어 기업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74억달러에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오라클은 썬의 인수를 통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서버 등 하드웨어 부문까지 갖추게 됨으로써 종합 IT 서비스기업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한 오라클 역시 기업인수 부문에서 최고수에 속한다. 지난 2006년부터 총 33개의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올해 들어서만 실버크릭시스템즈(Silver Creek Sys.) 앰버포인트(AmberPoint), 컨버전(Convergin), 페이스포워드(Phase Forward) 등 4곳을 인수했다. 작년에는 썬을 비롯해 7개사를 인수했지만 2006년 이후 매년 10개 안팎의 기업을 먹어 치우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IBM 홍용기 실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혁신을 위해 외부와의 협력이나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적극적"이라며 "전문 벤처기업을 만들어 대기업에 매각하는 것이 떳떳한 목표가 되는 미국의 벤처문화가 기업생태계에 유연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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