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T&T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 이후 점증하는 트래픽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마침내 요금제도에 칼질을 하기 시작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이런 트래픽 부담은 아이폰이 도입된 뒤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앞으로 KT 등의 요금제 변화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AT&T는 스마트폰을 위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없앤다. 하필이면, 애플이 최신 아이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6월7일부터다. 기존 가입자는 옛 요금제를 그대로 쓸 수 있고 새로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없애기로 한 것은 30달러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다. 대신 200MB 사용자에게 월 15달러를 받는 요금제와 2GB 사용자에게 월 25달러를 받는 요금제로 바뀐다. 2GB 이상 사용자는 추가 1GB 당 월 10달러씩 부과된다.
이와 관련 AT&T 측은 사용자의 98%가 월 2GB 이하를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대다수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AT&T 측은 3%의 유저가 40%의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구글의 유튜브나 인터넷라디오와 같은 오디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금세 2GB를 소진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AT&T는 이와 함께 아이패드 사용자를 위해 제공해왔던 30달러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도 없애고 월 2GB 당 25달러 요금제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재 쓰는 사람은 기존의 요금 정책을 계속 선택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일반 이용자에게는 더 낮은 요금이 적용되고 데이터를 많이 쓰는 헤비 유저들에게는 더 높은 요금이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액제 요금이 쓰는 만큼 내는 종량제 형식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AT&T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요금과 네트워크 정책에 대해 더 큰 결정력을 갖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AT&T가 애플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또 데이터 헤비 유저의 경우 이동통신망보다 와이파이망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의미도 있다. 와이파이망에서는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관건은 다른 통신사업자들이 AT&T의 이런 조치를 뒤따를 것인가의 문제다.
다른 사업자가 여전히 정액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제공할 경우 AT&T 고객이 그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경우 이에 대해 즉답을 피했지만 이 회사 CEO 로웰 맥아담(Lowell McAdam)은 종량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스프린트 넥스텔의 경우 종량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오히려 무제한 요금제를 경쟁사와 차별화의 도구로 생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해진 총량을 넘어설 것에 대해 요금 걱정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스티브 잡스는 미국에서 아이폰을 취급하는 사업자가 1개 이상인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해 관심을 끌었다. 지금까지는 AT&T가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고 있으나 다른 사업자와 추가 계약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스마트폰 시장의 두 개척자가 미묘한 관계로 빠져든 것이다.
/노스리지(美 캘리포니아주)=아이뉴스24 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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