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만 가는 애플의 영향력을 바라보는 美 규제당국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눈길이 그렇다.
‘애플의 힘’이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FTC는 애플이 자사 주력 상품인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통해 모바일 소프트웨어(SW)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있는 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 보도가 ‘한 소식통’에 근거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 FTC가 얼마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이런 소식에 대해 현재로서는 FTC나 애플 모두 확실하게 확인해주지는 않고 있는 상태이다.
다만 정황 증거로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주지하듯, 어도비시스템즈는 애플과 오랜 갈등을 벌여왔다. 애플이 아이폰 등에서 이 회사의 플래시 동영상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최근 수개월 동안 이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해왔다.
여기에 최근 구글이 가세한 상태이다.
애플이 지난 7일(현지시간) 자사의 최신폰인 ‘아이폰4’를 내놓으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구글의 ‘애드몹(AdMob)을 비롯한 다른 회사의 광고 플랫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개발자 규칙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애드몹의 설립자인 오마르 하무이(Omar Hamoui)는 지난 9일 “애플의 정책은 구글을 비롯해 광고 서비스가 핵심이 아닌 모바일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애플은 또한 개발자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애플 이외의 타사 개발 툴을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해왔다.
애플과 다른 회사 사이의 갈등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FTC는 이런 경쟁회사들의 주장에 대해 지난 수주일 동안 법무부(the Department of Justice)와 협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美 법무부 관계자들은 음악 사업 분야에서도 애플의 독점 관행을 조사하기 위해 여러 관계사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미 애플과 다른 기술 회사들이 부당하게 담합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애플이 이처럼 규제기관으로부터 주시를 받는 것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온라인 음악 판매 시장에서 약 70%를 장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월마트 스토어를 넘어서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애플에 우호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아이폰이 나온 지 불과 3년 밖에 안됐고, 3년 된 휴대폰 회사가 독점기업으로 낙인찍힌다는 게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더구나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도 블랙베리의 RIM이 1위를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규제당국 관계자들의 시각은 조금 다른 편이다.
IT 기술의 경우 워낙 빠르게 진보하는 만큼 규제의 적절한 시점을 놓치면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애플 같은 회사가 독점을 통해 진입장벽을 칠 경우 경쟁사가 고사할 수도 있다는 우려 말이다.
FTC 측은 지난달 “애플은 자사 SW 개발 툴과 개발자에 대한 통제를 바탕으로 아이폰(혹은 아이패드)에 광고를 실어야 할 광고 회사들 사이에서 (애플의 입맛대로) 경쟁을 제한할 힘을 갖게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노스리지(美 캘리포니아주)=아이뉴스24 이균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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