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의 '010 번호통합' 정책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9명이 의원이 '01X 번호 사용자의 3G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이 가능한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서명해 주목된다.
법안을 공동발의한 것은 문방위 총 소속 의원수 28명 중 9명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의원들이 전부 010 번호통합을 찬성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뿐만아니라 네이버 카페인 '010번호통합반대운동본부'는 다음 주 부터 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만나 법안의 국회 통과를 요청할 계획이어서, 이동전화 번호통합 정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평가다.
국회 문방위 이용경 의원(창조한국)은 지난 7월 16일 01X(011,016,017,018,019) 사용자의 3G 이용을 허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이용경 의원외에도 ·최문순·전혜숙·김부겸·전병헌·김춘진 의원(민주)과 안형환이경재·김을동(한나라), 그리고 김창수(자유선진), 송훈석(무소속) 의원 등 11명이 서명했다.
◆1천만 01X사용자, 번호 그대로 3G 사용가능
법안의 골자는 이동통신 가입자가 식별번호에 따라 번호이동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재 1천만 명에 달하는 01X 가입자가 종전 번호 그대로 3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정부가 이용자의 의사에 반해 전기통신서비스 식별번호를 변경 또는 회수되지 못하도록 했고(안 제48조)▲셀룰러, 개인휴대통신서비스, 아이엠티이천서비스 등의 가입자가 식별번호에 따른 번호이동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면서, 현재 사용중인 이동전화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안 제58조).
전기통신번호 관리계획(안 제48조)에 조문을 추가해 천재지변이나 국가안보, 번호 부족, 서비스 종료 등의 이유가 아니면 정부 맘대로 식별번호를 변경하거나 회수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전기통신번호이동성 대상 서비스의 종류(안 제58조)의 대상을 구체화하면서, 식별번호에 따른 차별을 금지토록 했다.
◆네티즌·시민단체 '환영'...방통위 이달 중 정책 결정 추진
이용경 의원은 "방통위는 010정책 일관성을 유지해야 된다는 생각에 고민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법안은 큰 틀에서의 정책일관성이 무엇인가를 제시한 것으로, 오히려 정부의 고민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정부는 '010'이라는 숫자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이용자편익 보장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의 일관성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01X 이용자의 3G 금지는 스마트폰활성화 정책, 번호이동성 제도와 충돌된다"면서 "01X번호로 3G에 가입할 수 있게 하면, 통신사업자는 2G망 유지비용을 연간 3천억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기 010번호통합운동반대본부 대표는 "이용경 의원의 법안 발의를 환영한다"면서 "다음 주부터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문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청원 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도 "정부가 01X번호로 3G 가입을 못하게 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이나 경제적 이익추구권을 막은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법안 발의는 입법부가 정부 잘못에 관여해 고치겠다는 것으로 잘한 일"이라고 평했다.
방통위 박준선 통신자원정책과장은 "01X 사용자의 3G사용 법안 발의 사실을 위원들께 보고하면 방통위원들이 이를 감안해 최종 정책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달 중 정책이 결정되도록 추진중이나, 최종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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