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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데이터' SKT-KT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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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수 단순 비교 곤란...겉과 속 따져야 성적 가늠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통신3사가 경쟁적으로 출시한 가운데 SK텔레콤과 KT의 가입자 실적이 엇갈려 주목된다.

특히 최근 폭증하고 있는 통화품질 불량과 관련, 가입자 규모가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돼 관심이다.

20일 현재 KT의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58만여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 관련 요금제 가입자가 150만명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었다.

◆SKT '한마디로' 만원 더 벌었다

수치만 보면 SK텔레콤이 웃는다.

SK텔레콤은 8월26일부터, KT는 9월10일부터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실시해 시차가 있긴 하지만 3배 가까이 많은 가입자를 모았다는 것은 SK텔레콤의 분명한 성과로 분류된다.

SK텔레콤 이순건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와이파이존을 찾아 헤멜 필요없이 고객들은 3G 네트워크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그동안 스마트폰 가입자 대다수는 월 4만5천원 요금제를 선택했었다. 하지만 무제한데이터 요금제가 출시되고 난 이후에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 선택 비율이 빠르게 늘어났다.

SK텔레콤에 따르면 8월26일 이후에만 5만5천원 이상 요금제로 끌어들인 가입자는 54만여명에 이른다. 이로써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1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회사에 일정기간 동안 '가입자당매출(ARPU)' 상승효과를 담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가입자 한사람당 월별 매출이 1만원씩 늘어났단 얘기다.

◆KT, 와이파이 덕에 잠재성은 껑충, 매출은 글쎄

반면 KT는 5만5천원 이상의 무제한데이터 전체 가입자가 58만여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5만5천원 요금제를 선택했을 때 서비스 조건이 SK텔레콤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도 가입자가 그만큼 빠르게 늘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KT의 '네트워크 분산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4만5천원짜리 요금제를 선택하더라도 와이파이나 이동형 와이파이 지역에서 충분히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비용을 더 지불하면서까지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KT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3만6천곳이 넘는 와이파이존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와이파이존은 이의 절반인 1만7천여 국소에 그치고 있다.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가입자로서는 좋은 일이지만 KT 입장에서는 SK텔레콤과 같은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KT의 네트워크 담당 임원은 "무제한요금제 가입자가 (경쟁사에 비해) 다소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가입자들은 굳이 1만원씩 더 지불하지 않아도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데이터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상품의 질이 우수하다는 이미지를 고객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합리적 소비를 이끌어내고 차후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해 진 것도 수확이다. 바둑으로 치면 두터운 세력을 형성한 셈이다.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도 지난 7월까지 KT의 데이터 트래픽은 총 443.7테라바이트(TB)로 SK텔레콤(308.1TB)을 앞섰다.

KT 임원은 "우리 고객의 데이터 이용량이 경쟁사보다 더 많지만 3G 데이터 트래픽은 아직 여유가 있다"면서 "3G망과 와이파이, 와이브로를 모두 제공하는 KT 전략에 소비자들도 합리적으로 요금을 선택해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제한 고객 '늘면 늘수록 골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고객 증가가 두 통신사에게 얼마만큼의 득과 실이 될지는 좀 더 엄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폭증하고 있는 모바일데이터 트래픽 관련 '통화품질'이라는 잣대가 적용되면, 두 회사의 승패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무제한데이터 요금제가 본격 실시된 9월의 모바일데이터 트래픽 증가량은 과거 아이폰이 처음 국내에 보급되면서 폭증했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네트워크 기술업체 전문가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KT는 약 30배에 달하는 트래픽 폭증을 겪었다. 9월 이후 이같은 현상이 다시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모바일 데이터트래픽 절대량 자체가 늘어난 상황에서 9월부터 무제한데이터 요금제가 시행되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무려 150만명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콸콸' 써대는 SK텔레콤의 입장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네트워크 전문가는 "아무리 다량 요금제를 쓰더라도 '한계'가 있는 요금제를 쓰는 사람과 한계가 아예 없다고 믿는 사람이 사용하는 패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3G 무제한 가입자만 150만명을 돌파한 SK텔레콤의 경우 3G망에 대한 투자비를 더 지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회사가 마냥 웃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얘기다.

실제 SK텔레콤은 이미 지난 9월 수도권 데이터 전용 주파수를 증설했으며, 기지국 증설인 '6 섹터 솔루션' 적용 및 '데이터 전용 펨토셀'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임종태 네트워크기술원장은 "11월부터는 전국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것이며, 데이터 통신에 최적화된 차세대 이통망 4G 구축도 누구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고객은 네트워크 상황에 전혀 신경쓸 필요 없이 무제한 데이터를 전국 어디서나 만끽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네트워크 전문가는 "그럼에도 3G 망은 와이파이보다 설치 비용도 비싸고 구축 기간도 더 길다"면서 "때문에 SK텔레콤도 최근 와이파이 확대 전략을 수정해 보다 공격적으로 국소 설치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KT가 무제한 가입자 확보에서 밀렸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가입자를 많이 확보한 SK텔레콤이 유리한 입지라고는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두고 SK텔레콤이 매출 증가로 웃을지, KT가 설비투자비 절감으로 웃을지 주목된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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