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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 HP, 팜 품고 스마트폰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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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12억 달러에 팜을 인수하고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HP는 그동안 아이팩 PDA폰으로 모바일 시장을 개척해왔으나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고성능 스마트폰에 밀려 내쳐진 상태이다. HP는 팜의 인수로 혁신적인 웹OS를 확보하게 돼 스마트폰과 함께 태블릿 PC 시장에서도 상승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P는 이런 위기사항을 PDA폰의 강자이며, 웹OS란 혁신적인 기술을 지닌 팜을 인수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팜은 최근까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팜은 인기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내세운 애플과 기업용 스마트폰으로 명성이 자자한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 휴대폰 업계의 강자인 노키아 등에 밀려 3위권 밖으로 내몰린 지 오래다.

최근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까지 가세해 팜의 입지를 더욱 흔들고 있다. 그러나 팜의 영향력은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다. 팜의 모바일 플랫폼인 웹OS가 개발자로부터 가볍고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웹OS를 장착한 고성능 휴대폰 팜프리(Palm Pre)와 팜픽시(Palm Pixi)가 본격적으로 여러 통신사를 통해 공급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P, 고성능 스마트폰 기술 확보

HP는 팜 인수로 고성능 스마트폰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미흡하지만 2천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된 팜 앱스토어인 웹카달로그도 HP의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팜 인수전에는 HP을 비롯해 델, HTC, 화웨이, 레노보 등 5개의 휴대폰 또는 PC 업체가 참여했다. 당초 팜 인수전에 관심을 보인 업체는 16개 업체에 이른다. 구체적인 인수가격을 제시하고 인수전에 뛰어든 사업자는 최종 5개사로 압축됐다.

HP는 인수전 막판에 합류했으나 경쟁사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최종 승자로 낙점됐다. HP는 처음에는 주당 4.75달러의 인수가를 제안했으나 경쟁사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이를 5.70달러로 상향 조정한 것. 팜도 HP를 더 선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업체들이 팜의 특허 기술 인수에만 관심을 보인데 반해 HP는 팜의 사업부문까지 모두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이팩, 실패한 스마트폰?

HP는 팜 인수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일 전망이다. 아이팩의 실패를 팜으로 씻어내려는 것이다. HP는 2004년에 PDA폰을 다소 진화시킨 스윙폰으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결과는 쓰라린 좌절만 겪어야 했다. 현재 HP는 미국과 유럽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주류 상품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이팩 PDA의 경우 현재 국내 일반 유통 경로를 통해 판매하지 않고 공급 계약 형태로만 사업하고 있다. 그나마 인기 스마트폰들에 밀려 수요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

PC 업계는 휴대폰과 노트북 PC의 중간 영역에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해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하에 관련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연이어 시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델과 레노보, 에이서, 화웨이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들 업체는 개방형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플랫폼이나 윈도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 스마트폰 업계의 시장 지배력이 확고해 이들 업체의 가시적 성과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HP, 애플 아이패드 시장 노린다

HP는 핵심 기술 업체의 인수만이 선두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다. 마침 팜이 2009년 3분기에 4억 달러의 부채를 기록하며 시장 매물로 나온 것. HP는 이번 팜의 인수로 팜의 기술과 생태계를 활용해 상승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P는 앞으로 스마트폰 사업보다는 애플 아이패드처럼 태블릿 PC 시장 공략에 더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블릿 PC는 넷북과 달리 일반 소비자 시장과 함께 법인 시장도 함께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애플 아이패드 등장 이후 태블릿 PC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태블릿 PC 시장의 잠재력도 매우 큰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HP는 최근 이런 태블릿 PC 시장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윈도 7 기반의 태블릿 PC인 슬레이트를 선보였으나 애플 아이패드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HP는 슬레이트에 윈도 대신 팜 웹OS를 접목해 아이패드와 한판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웹OS로 인터페이스 기능을 높인 슬레이트라면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P의 막강한 글로벌 판매망과 자금력이 힘을 발휘하면 웹OS 기반 슬레이트도 태블릿 PC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M

팜 웹OS 혁신성·웹표준·다중작업이 핵심

팜은 지난 해 수년간 공급해왔던 팜OS를 포기하고 대신 혁신적인 기능을 담은 웹OS로 플랫폼을 전격 교체했다.

웹OS 플랫폼을 장착한 팜프리와 팜픽시 스마트폰은 출시 전부터 개발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팜은 웹OS 기반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과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했던 영광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팜은 웹OS가 있기에 이런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웹OS는 개발자들의 위한 프로그램 도구로 C나 자바 대신 HTML, CSS, 자바 스크립트를 지원한다. 웹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밍 도구로 HTML이나 CSS, 자바 스크립트를 주로 사용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웹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웹OS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 팜은 이런 장점을 이용해 웹 개발자군단을 자신의 생태계 진영으로 끌어올 수 있다.

또, 웹OS는 처음부터 한 번에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실행될 수 있도록 고안됐으며, 또 그렇게 할 때 발생하는 잠재적인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마디로 멀티태스킹용 플랫폼으로 최적화 됐다는 것.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뒤늦게 멀티태스킹 기능을 수용한 것처럼 모바일 플랫폼에서 다중작업 기능은 매우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팜은 다중작업 처리 분야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도 웹OS만의 장점이다. 웹 개발 표준을 따르고 있는 점도 웹OS의 핵심 경쟁력이다.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채택하고 있는 전화, 익스체인지서버(이메일), 연락처나 일정관리 기능, 위치정보 기능을 팜의 웹OS의 유저 인터페이스(UI)상에서 손쉽게 통합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이런 웹OS의 강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팜이 자금력만 풍부했다면 단기간내 안드로이드 플랫폼 이상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글|안희권 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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