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심야시간대인 자정부터 아침 8시까지 청소년들은 게임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게임업계가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업계 자율 정화를 약속함에 따라 빠르면 9월부터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게임에 ‘심야 시간 셧다운제도’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또 피로도시스템과 청소년 자녀 게임 관리 서비스 도입도 확대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메이플스토리’(전체이용가), ‘마비노기’(12세이용가), ‘바람의 나라’(전체이용가 및 청소년이용불가) 등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게임에 ‘심야 시간 셧다운제도’가 운영될 전망이다. 자정부터 아침 8시 사이에는 청소년들이 게임을 이용할 수 없게 근본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피로도시스템과 청소년 자녀 게임 관리 서비스를 도입하는 게임도 확대된다. ‘피로도시스템’은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게임 내 아이템을 획득하는 속도를 낮춰 게임 이용자가 오랫동안 게임을 즐기지 못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피로도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은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영웅전, 드래곤네스트(이상 넥슨), C9(NHN한게임), 뮤 블루(웹젠) 등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업계는 올해 피로도시스템을 도입하는 게임을 최대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연내 피로도시스템을 도입하는 게임은 아이온, 리니지 시리즈(이상 엔씨소프트) 드래곤볼온라인, 프리우스 온라인(이상 CJ인터넷), 아틀란티카, R2(이상 NHN한게임), 에이카온라인, 헬게이트 런던(이상 한빛소프트), 창천, 미르의 전설(이상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열혈강호, 영웅온라인(이상 엠게임), 뮤 레드(이상 웹젠) 등으로 주로 청소년 외에도 성인 이용자들의 비중이 많은 게임이다.
문화부는 “이는 국내 RPG 시장의 79%에 해당하는 것으로, 과몰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RPG 이용자들의 과몰입 예방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모 등 친권자가 요청하면 게임사가 해당 청소년 자녀 가입자의 접속 가능 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자녀 게임 이용 관리 서비스’도 기존 77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확대 도입된다.
주민번호별로 게임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를 구축해 부모들이 자녀가 이용하는 게임을 확인할 수 있게 하거나 게임업체들이 주기적으로 본인 확인도 실시한다. 문화부는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휴대전화 등으로 본인인증을 실시해 주민번호 도용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얼마나 정기적으로 할지는 게임산업협회와 협의해 봐야겠지만 주기적으로 체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행까지는 몇 개월 소요
문화부는 이밖에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가 게임 과몰입을 조장하고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보고 현금거래 규제를 일정 부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아이템 중개업체의 책임을 강화해 중개업체 스스로 불법 아이템 여부 확인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 본인 인증 주기적 실시, 계정거래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화하고, 그 성과를 문화부에 보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부 방안들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기존에 시행하던 제도들이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어쨌거나 업체들이 사용자들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업체들은 피로도시스템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선택적 셧다운제를 도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적게는 2개월에서 많게는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화부는 이번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게임 과몰입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했다. 유병한 실장은 이번 대책에 대해 “규제 일변도로 비춰질 수 있지만, 일방적 규제라기보다는 게임업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가기 위한 안전장치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또 “게임사들의 손실도 일부 있을 수 있겠지만 업계가 사회적 책임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니 만큼, 정부는 게임의 순기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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