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꽃 광고는 2011년에 어떤 모습으로 필 것인가'
경기의 상승과 하강에 따라 특히나 민감한 것이 광고시장이지만 올해는 이를 둘러싼 관심과 논란이 여느 때보다 크다. 나라 안팎의 경기 변화와 신기술, 신매체의 출현은 물론 채널 사업자까지 증가,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과 격변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미디어 빅뱅의 해'로 예견하며 광고 시장을 둘러싸고 그 어느 때보다 피비린내 나는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기존 광고 시장의 질서가 '와르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 같은 분석은 국내 광고 시장이 한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려 4개나 되는 종합편성사업자가 새로 선정되는 등 소위 '플레이어'가 대폭 늘어난다는 점에 기인한다.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이 심화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모바일과 같은 새로운 광고 매체의 등장도 기존 광고 시장 질서를 흔드는 주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급증하고 관련 서비스와 어플리케이션이 대거 등장하면서 그동안 테스트베드에 불과하던 모바일 광고가 그 효과를 입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올해 광고 시장은 말 그대로 '대격변'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 약 8조원 광고시장…확대가 녹록치 않다
2010년 기준으로 국내 광고 시장 규모는 약 8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GDP의 약 0.7~0.8% 수준이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2011년부터 광고금지품목, 중간 광고 허용 및 협찬고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광고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광고시장은 2015년까지 GDP의 1% 수준인 13조8천300억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단정은 금물. 아직은 예측 단계일 뿐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당장 종편 사업이 시작되는 2011년부터 광고 시장을 둘러싼 혼란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고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부작용과 사회적 반발로 당장 시행되긴 무리'라는 지적도 있으며 '녹록지는 않지만 GDP 성장률에 따른 경기 상승 등 결국은 내부 요인을 통한 점진적 광고 시장 확대가 답'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숭실대 김민기 교수는 "(종편과 관련) 당장 2011년부터 광고 시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매체로 변화할수록 시장이 더 각박해지는 이유는 이용자들이 새 매체를 더 많이 이용하면 구 매체의 사용시간이 줄어드는 제로섬 게임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양대 조병량 교수는 "광고 규제가 완화되고 광고 자유는 점점 신장되지만 사회적 책임은 상대적으로 저하되는 흐름"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에서는 GDP가 늘어난다고 광고비가 늘어나진 않으며 규제완화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옴니미디어시대 방송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김동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좁은 국내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집중하면서 무역의존도는 올라가고 광고 집약도는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향후 국내 광고 시장의 활성화가 큰 숙제"라고 설명했다.
◆ 굴러온 돌(뉴미디어)이 박힌 돌(올드미디어) 뺀다
매체간의 무게 중심 이동도 광고 시장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주목된다.
올드미디어로 분류되는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의 광고 비중은 줄고 뉴미디어인 케이블TV, IPTV, 인터넷, 모바일 등 광고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옴니미디어시대 방송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TV 광고 비중은 2000년 35.3%에서 2009년 23.0%까지 감소했으며 신문의 광고 비중도 같은 기간 36.2%에서 20.7%로 급감했다. 인터넷은 같은 기간 2.3%에서 17.1%로, 케이블TV는 3.1%에서 10.7%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종편의 등장은 미디어 업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경쟁도 심각한 마당에 종편까지 등장해 당장 올해부터 약 4천~5천억 규모 광고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에대해 '단기적으로 광고 시장 확대가 어려운 가운데 각 매체들끼리의 피 튀기는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취약매체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과학기술대 김광호 교수는 "종편이 광고 4천억~5천억을 가져간다면 현재 경쟁력 있는 지상파보다 취약 매체의 광고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어 사회 전체적 측면에서 여론 다양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모바일, 인터넷 등 신흥 매체는 오히려 광고 신천지로 부각되고 있는 추세여서 한정된 광고 시장을 둘러싼 전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옴니미디어시대 방송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는 2005년 이후 인터넷 광고시장이 크게 성장해 2012년에는 두 번째로 큰 광고매체로 성장하고, 2019년에는 가장 큰 광고 매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올해만 해도 인터넷 광고가 포털의 기존 검색광고와 모바일 광고 연계로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모바일 광고의 경우에도 성장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가입자가 70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올해는 1천만명을 넘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 기회로 작용할 공산이 큰 때문이다.
태블릿PC까지 보급이 확산되면서 관련업계는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혈안인 모습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 오세성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광고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매체가 등장해도 광고 성장률이 이를 흡수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광고 수요자들이 정체 상태이거나 약진하는 상황인데 거기에 광고 매체와 광고 공급이 커지면 시장 불균형이 일어나고 광고 시장의 안정을 해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은성- 박정일- 김현주 기자 hanni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